[김성훈의 X-파일]커쇼, 3억 달러의 사나이 될까①

클레이튼 커쇼[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시즌 전 ‘서부의 뉴욕 양키스’를 표방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출사표는 무색해졌다. 17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29승38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다. 선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격차가 7.5경기란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 최근 3년 동안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35승32패)의 성적이 기대 밑이란 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한다. 극적인 뒤집기엔 전제조건이 붙는다. 부상자들의 온전한 복귀다. 다저스는 올 시즌 15명이 부상자명단(Disabled List)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의 20명을 경신하는 건 시간문제. 돌림병처럼 번지는 부상이 계속될 경우 반전이 일어날 확률은 낮아진다.이런 상황에서 로스앤젤레스 지역 매체들과 다저스 팬들은 한 가지 화두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의 연장계약 여부다. 2014시즌을 끝으로 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다저스는 2011년 겨울 2년 19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협상에 임해야 한다.폭스스포츠의 칼럼리스트 켄 로젠탈은 지난 16일 칼럼을 통해 커쇼의 연장계약이 최소 7년간 1억 8천만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저스와 커쇼의 에이전트는 이미 10년간 2억5천만 달러, 12년간 3억 달러의 장기계약을 맺는 것에 대해 논의를 가졌다”라고 전했다.특급선수는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커쇼의 기량은 최정상급이다. 나이도 25세에 불과하다. 1년 뒤 FA 시장을 노크해 30개 구단의 무한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최선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가 시장에 풀리길 바라는 29개 구단의 바람은 일장춘몽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2013년 빅 리그의 트렌드가 ‘특급 선수는 FA가 되기 전에 장기계약으로 묶는다’인 까닭이다.그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빅 리그가 사상 최고의 호황기란 점 ▲호황으로 인한 천문학적 수익을 30개 구단에 균등하게 배분하는 빅 리그의 합리적 시스템 ▲구단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등장한 중계권 계약의 폭등 등이다. 30개 구단 모두 돈이 없어 팀에 꼭 필요한 선수 한 명을 놓치는 시대는 지났단 얘기다. 물론 예외도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구단주 제프리 로리아가 대표적이다. 엄청난 구단수익과 초호화홈구장(마이애미 돔)을 가지고도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기에 바쁘다.

펠릭스 에르난데스[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최근 특급선수들은 시장에 풀리지 않고 있다. 이런 성향은 상대적으로 전성기가 짧은 선발투수에게서 강하게 드러난다.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콜 해멀스(필라델피아 필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세 선수는 모두 FA 자격을 얻기 전 소속구단과 연장계약을 맺었다. 여기서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이들의 연봉이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 수치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단 점이다. 지난 2월 13일 시애틀은 에르난데스와 7년 1억750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발표했다. 에르난데스는 2010년 1월 19일 5년간 7800만 달러에 연장계약을 맺은 바 있다. 3년 뒤의 연장계약은 기존 계약을 5년 늘린 것에 가깝다. 에르난데스는 시애틀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이 ‘먹튀’가 될 경우 구단을 위한 안전장치도 흔쾌히 허락했다. 7년 동안 오른 팔꿈치와 관련해 부상자명단에 130일 이상 오를 경우 구단이 2020년 그를 100만 달러에 쓸 수 있단 조항이다. 하지만 연봉책정에 있어선 양보를 하지 않았다. 2020년 옵션을 제외하면 에르난데스는 연평균 29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그는 최근 3년 동안 수비 도움이 배제된 평균자책점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을 기반으로 계산한 WAR에서 16.1(연평균 WAR 5.37)을 창출했다. 매년 5~5.5의 WAR을 남기는 게 가능하단 얘기다.1WAR의 가치는 FA 선수들의 그해 연봉총액에 FA 선수들이 그 전년도에 창출한 WAR의 총합을 나눠서 산출한다. 올 시즌 1WAR의 가치는 505만 달러다. 이를 기준으로 연봉을 산출할 경우 에르난데스는 2525만~2778만 달러의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단 계산이 나온다. 연평균 3천만 달러에 육박하는 이번 연장계약은 최근 3년간의 WAR을 바탕으로 한 연봉산정에 2020년 구단에 유리한 옵션을 받아들여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가 담겼다고 할 수 있다. ②편에서 계속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이종길 기자 leeme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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