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기자
일요일인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A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리서치센터로 출근해 월요일 오전에 배포할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
이날 건물 8층에 자리한 사무실에 출근도장을 찍은 애널리스트는 전체 인원의 70% 정도. 센터장과 파트별 팀장을 제외하면 거의 모두가 나와 자리를 메우고 있는 셈이다. 불 꺼진 타 부서 사무실의 휑한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다.이곳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안 모 애널리스트는 "월요일자 보고서는 투자자들의 이목이 많이 쏠리는데다 미국을 포함한 해외 지표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1~2장짜리 짧은 내용이라도 주말 근무 없이는 작성이 불가능하다"고 특근 배경을 설명했다.더구나 지난 7일 삼성전자 급락과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오면 해당 섹터를 맡은 애널리스트들은 '월화수목금금금'을 각오해야 한다. 삼성전자 종목을 담당하는 김 모 애널리스트는 "폭락 또는 폭등장이 전개되면 원인 분석과 향후 전망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연구원들의 실력도 판가름 날 수 있는 시기"라며 "주말 추가 근무를 불평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갈수록 어려워지는 업황에 '비매출 부서'인 리서치센터의 눈치보기까지 더해지면서 주말근무는 더욱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 모 애널리스트는 "평일에는 기업탐방에 더해 법인영업 관계자들과 세일즈에 동원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면서 연구나 분석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날이 비일비재하다"고 털어놨다. 리서치센터 파트장을 맡고 있는 한 애널리스트는 "외부 활동이 많다고 해도 애널리스트는 결국 리포트 등의 개인 성과물에 따라 평가를 받기 때문에 주말 근무를 통해서라도 업무를 보충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이혜영 기자 its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