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커 '인플레 억제 중요..출구시기 놓치면 안돼'

'FRB 고용·물가 두가지 임무 수행 무리..물가에 집중해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역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중 가장 강력한 인플레 파이터였던 폴 볼커 전 의장이 FRB는 인플레 억제에 집중해야 하며 출구전략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볼커 전 FRB 의장이 FRB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임무를 갖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USA투데이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커는 이날 뉴욕 경제인 클럽 회동에서 '경기 회복세가 확실해질 때까지 양적완화를 유지할 것'이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기조를 언급하며 중앙은행이 '출구 전략'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매우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물가 안정보다 완전 고용에 초점을 맞춘 현 버냉키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를 간접 비판한 것이다. 볼커는 FRB가 목표를 좁힐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 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FRB를 비롯한 중앙은행에 (경기 회복을 위해) 너무 많은 책임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앙은행이 제한된 권한으로 그런 요구에 부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볼커는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를 철회하기에 앞서 "경기 회복세가 확실한지를 분명히 밝히고 싶은 유혹이 강하게 마련"이라면서 그러나 문제는 이것 때문에 출구 전략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매우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성장 목표 달성과 관련해 인플레가 조작될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지금까지는 (인플레 전선에) 문제가 없을지 모르나 (인플레가)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제 불능인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오늘날 중앙은행의 큰 책임은 통화 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4일에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회동에 참석해 "현재 시중에 많은 자금이 공급돼 있다"면서 "아직은 인플레가 문제가 아니지만 연준의 출구 전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냉키와 볼커는 역사상 가장 대조적인 이미지를 FRB 의장들이다. 미국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춘 탓에 하늘에서 돈을 뿌린다는 뜻의 '헬리콥터'라는 별명이 버냉키에게 붙은 반면 석유파동 당시 기준금리를 20%까지 끌어올렸던 볼커에게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별명이 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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