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리 금융 민영화, 이번엔 꼭 성공해야

금융위원회가 지난 주말 '우리금융 민영화'에 관한 비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 매각주관사인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심층토론이 이루어졌다. 토론회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간접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동안 제시된 여러 민영화 방안 가운데 '분리매각'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다고 한다. 민영화의 취지와 현실적 조건을 두루 감안하고 볼 때 일리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진 것 같다. 그러나 분리매각에도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자회사 중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만 분리매각할 것인지, 우리투자증권까지 분리매각할 것인지가 결정돼야 한다. 지방은행의 분리매각에 따를 수 있는 연고지역 우선권 주장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원칙을 정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의 분리매각 여부는 금융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있으니 이를 감안하여 판단해야 한다. 매각 절차에도 우리금융이 직접 매각하는 방식과 계열분리 후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매각하는 방식이 있다. 이들 자회사를 매각한 후 남는 최대 자회사 우리은행을 우리금융지주와 함께 매각할 때 인수대상자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도 미정이다. 다른 금융지주에 합병시키는 방식도 있고, 사모투자펀드에 매각하는 방식도 있다. 해외자본은 배제되는 분위기다. 국민주 방식의 민영화에 대해서는 금융위가 부정적인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금융위와 공자위는 이번 토론회의 결과를 반영하여 다음 달 말 이전에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을 내놓을 계획이다. 마침 최근에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서 말단 행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됐다. 금융당국의 합리적인 민영화 정책과 이 회장 내정자의 실용적인 리더십이 잘 결합되어 이번엔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성공하게 되기를 바란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의 여파로 공적자금 투입과 함께 국유화된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가급적 조기에 실현해야 할 과제다. 그동안 세 차례 시도됐다가 무산된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이번에도 실패해서는 안 된다. 이전처럼 메가뱅크에 집착하여 일을 그르치지 말고, 금융의 다양화라는 가치에도 주목하면서 현실성 있는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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