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대외채무 잔액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경제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는 만기 1년 미만 단기외채 비중도 30% 아래로 뚝 떨어졌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13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22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 통계를 보면, 1분기 총 대외채무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33억달러 줄어든 4103억달러였다. 지난해 3분기말 4194억달러로 역대 최대치까지 늘어난 뒤 2분기 연속 감소세다. 장기외채는 2880억달러로 전분기보다 13억달러 늘었지만, 단기외채는 1222억달러로 45억달러 줄었다. 은행의 외화차입이 늘었지만, 민간기업의 무역신용이 줄어 단기외채 규모가 축소됐다.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도 외채의 규모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중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3.7% 떨어졌다. 눈에 띄는 건 단기외채비중이다. 1분기 대외채무 잔액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9.8%로 지난해 말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단기외채비중이 20%대 후반으로 하락한 건 1999년 4분기(29.7%) 이후 처음이다. 세계 금융위기를 1년 앞둔 2007년 1분기의 단기외채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52.5%까지 치솟기도 했다. 경기가 좋아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가 활발했던 시절이다. 준비자산과 비교한 단기외채의 규모를 뜻하는 단기외채비율 역시 37.3%로 지난해 말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재정부는 "단기외채 비중이 IMF사태 이후 처음 30% 이하로 떨어졌다"면서 "2008년 9월 세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22.1%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만기가 짧아 유사시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는 단기외채 비중이 줄었다는 건 건전성 지표가 그만큼 개선됐다는 의미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 정부는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단기외채비중을 줄이는 데 부심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대외채권 잔액은 5445억달러로 지난해보다 86억달러 늘었다. 3월말 기준 대외투자 잔액은 8607억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87억달러 증가했다. 반면 국내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 잔액은 9253억달러로 199억달러 줄었다. 채권투자 등 거래에 따른 유입자금은 70억달러 늘었지만, 원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요인에 따라 268억달러가 줄었다. 순대외채권은 지난해말보다 119억달러 늘어난 1342억달러를 기록했다.정부와 한은은 "외채의 건전성과 대외지급능력이 개선되고 있지만, 주요국의 돈살포가 계속돼 외국인의 채권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자금의 흐름을 유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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