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과다한 빚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가 금융권과 함께 설립한 국민행복기금에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지원 신청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22~30일 실시한 '가접수'에 9만3000여명이 지원한 데 이어 이달 1일부터 실시한 '본접수'에 지금까지 2만여명이 신청했다. 출범한 지 한 달 만에 신청자 수가 11만명을 넘은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신청마감 예정일인 오는 10월 말까지 신청자가 60만~70만명에 이르러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32만명의 2배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동안의 접수 결과를 살펴보면 출범 당시 우려됐던 도덕적 해이가 실제로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기금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는 앞으로의 추이를 보면서 좀 더 정확하게 분석해볼 문제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실무자들의 잠정적 평가는 '도덕적 해이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적어도 빚을 많이 져놓고 일부러 갚지 않고 탕감받으려는 식의 양심 불량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신청자 중에서 채무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사람과 연소득 2000만원 미만인 사람이 각각 70% 이상이라는 사실은 영세 서민의 실수요가 대부분임을 알려준다. 모쪼록 기금이 앞으로도 취지대로 잘 운영되어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되기를 바란다. 신청자 중 대략 30%는 수혜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이들을 제외하면 기금을 통해 최종적으로 40만~50만명의 서민이 채무조정 및 이와 연계된 자활지원의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까지 더하면 최소 100만명 이상이 과다한 빚 부담에서 벗어나 삶에 대한 희망을 되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정도는 기금이 동원할 수 있는 재원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러나 국민행복기금이 출범한 뒤에도 가계부채로 인해 자살이 끊이지 않는 등 서민의 삶이 빚으로 계속 파괴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기금 운영을 보다 적극화하고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신청이 들어오기를 기다리지만 말고 협약 금융기관을 통해 대상자에게 신청을 권유하는 것이 첫걸음이겠다. 또한 미소금융과 햇살론 등 서민용 대출 연체자와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 연체자 등으로 지원대상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