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동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박사
국내시장 日 종자가 장악..첫 해남 토종김 개발
박주동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박사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토종종자 김은 기존 일반종자와는 품질, 특성이 매우 달라 개발 초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1주일에 한번 이상은 땅끝마을 해남까지 내려가 직접 배를 타고 김 양식장을 돌며 김 양식 현황, 생장 과정, 특성 등을 분석하는데 주력했다. 현지에서 직접 토종종자 김을 양식하는 어민들에 귀를 기울이고, 일반 종자와 어떻게 다른지 직접 보고 만져보며 몸으로 부딪힌 결과 지금의 햇바삭 토종김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29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만난 박주동 박사(40ㆍ남)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시간보다는 해남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주변에서는 해남에 금이라도 숨겨놨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국내 최초 토종김을 개발하는 것이니 단순한 김이 아닌 '금(金)'이라 생각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식품개발센터에서 조미김, 특히 그 중에서도 100% 국산종자로 만든 토종김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2008년 '어묵 박사'로 입사해 줄곧 어묵에 대한 연구개발만 해오다 2년 전 햇바삭 토종김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김은 난생 처음이라 연구소에서 앉아 있기보다는 직접 현장을 발로 뛰며 체득하겠다는 신념으로 업무에 몰두했다. 이렇다 보니 사내에서는 연구를 포기하고 김 양식업으로 '귀어'하는 건 아닌가 하는 목소리까지도 나왔다고 한다. 햇바삭 토종김은 올해 초 CJ제일제당이 야심차게 준비한 100% 국산종자로 만든 토종김이다. 국내 최초 국산 김 종자 '슈퍼김 1호'로 만든 제품으로 영양소가 풍부하고 깨끗한 해남지역에서 건강하게 자란 김을 만들었다. 그동안 일본 종자가 장악했던 국내 김 시장에서 최초 국산 김 종자로 만든 제품이 일반 소비자용 제품으로까지 상용화된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 국산 종자로 만들어 바삭함이 살아있어 씹는 맛이 좋고, 국산 참깨, 들깨로 구워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그는 "제품 개발 당시 김은 당연히 우리 한국의 전통식품이기 때문에 일본산 종자로 만들어졌다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너무 안타까웠다"며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에서 슈퍼김 1호라는 최초의 국산 종자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속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가슴에 전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박 박사는 "현재 조미김 시장은 경쟁 식품업체들과 지역 중소업체들이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햇바삭 토종김이 얼마만큼 선전할지 걱정이 되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 발로 뛰며 기존 경쟁업체 제품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한국의 대표 金이 되는 그날까지 최고의 맛과 품질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햇바삭 토종김에 대한 주문을 걸었다.이광호 기자 k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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