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얀센 '어린이 타이레놀 시럽' 간 손상 우려로 판매중지..늑장대처 비난 들끓어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 서울 길음동에 사는 김모(35)씨는 5살난 아이가 열이 날 때마다 4시간에 한 번씩 어린이 타이레놀을 먹이며 열을 떨어뜨렸다. 임신기간 감기로 고생할 때 의사가 타이레놀을 처방해주면서 '임신부가 먹어도 안전한 약'이라고 했으니 아이에게도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아이의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한 피검사에서 이상하게도 간수치가 높게 나왔다. 의사와 상담했으나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러다 며칠 전 어린이 타이레놀이 간 손상 우려로 판매금지 됐다는 보도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김씨는 "임신부가 먹어도 된다 길래 타이레놀이 다른 해열제보다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와 환불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25일 육아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간 손상 우려로 판매 금지된 어린이 타이레놀 시럽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타이레놀을 안전하다고 믿고 아이에게 먹인 소비자들이 불안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nar***씨는 "생후 2개월에 선택 예방접종을 받은 후 아이한테 열이 나서 타이레놀을 먹였다. 아픈 아기한테 '독약'을 먹인 꼴이다.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타이레놀이 없는 집이 없다. 부작용도 거의 없고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아이 열이 오르면 타이레놀을 달고 살았다'(buc***), '타이레놀 많은 양을 먹이지 않으면 괜찮다고 알고 있어서 열나면 항상 타이레놀을 먹였는데 찜찜하다'(현영***) 등 우려의 글이 올라와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1년 5월 이후 생산된 어린이 타이레놀 시럽 100ml와 500ml의 일부 제품에서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과다 함유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판매금지 조치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알려졌으나, 정해진 용량을 몇 배만 초과해도 심각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다. 매일 복용할 경우 위출혈과 간, 신장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많은 양을 한꺼번에 복용하면 신장, 뇌, 간이 영구 손상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얀센은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자발적 회수에 들어갔지만 이미 시중에 유통된 지 2년이 지난 후의 늑장 대처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또한 이미 지난달 18일 원료약품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식약처에 뒤늦게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24일 논평을 통해 "얀센은 실제 일선 약국에서 개봉된 타이레놀 현탁액을 반품하는 데에는 미온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식약처는 강제회수 명령을 내려 문제제품 처리에 완벽함을 기하고 회수조치에 대해 알려 국민들의 불안감을 없애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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