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를 주름잡는 경제계 거물들의 성공스토리가 궁금하시죠? 한주동안 아시아경제 신문과 온라인을 통해 소개된 그들의 화려한 면면을 매주말 다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독자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中 만리장성 넘은 미술품 경매의 큰손 크리스티 CEO '스티븐 머피'
247년 역사의 세계 최대 경매업체 크리스티가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으로부터 독자 경매 진행권을 허가받았다. 크리스티가 예술품을 들고 중국인 애호가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중국에서는 미술품을 파는 것에 대해 아직 제약이 많고 미술품 경매도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크리스티의 경쟁사인 소더비는 중국 국유 기업 거화(歌華)문화발전그룹과 공동으로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크리스티는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경매를 진행할 수 있는 첫 외국 업체가 된 것이다. 크리스티는 오는 가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크리스티가 중국 땅에서 처음 주최하는 경매다. 크리스티가 독자 운영하는 중국 순수 미술 경매소도 선보일 예정이다.2010년 크리스티 최고경영자(CEO)로 등극한 스티븐 머피(58)는 최근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천과 가진 인터뷰에서 "CO에 취임할 때부터 중국을 최우선 표적으로 삼았다" 밝혔다. 머피는 "크리스티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엄청난 변화"며 "크리스티가 1970년 미 뉴욕에 진출한 이후 가장 중요한 변화"고 평했다.중국 경제가 급성장하고 중국인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국이 세계 미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급속히 확대됐다. 머피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 미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늘었다.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머피는 "중국 고객이 늘어 크리스티의 글로벌 경매 매출도 2008년 이후 두 배로 늘었다"고 밝혔다.머피는 "근 중국인들에게 엄청난 문화적 욕구가 생기고 있다"며 "미술품 소유욕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과 아시아에서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커져 세계 미술 시장은 계속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머피는 "인터넷이 미술품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대중이 온라인을 통해 좀 더 쉽게 미술품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라면 중국 크리스티 경매소의 작품을 직접 가서 보면 된다. 하지만 같은 시간 미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사람이라도 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기기로 중국 경매소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머피는 "온라인의 장점이 사람들로부터 미술품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결합이 당연한 일"이라며 "관건은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만들어내는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머피는 "경매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로 확대됐지만 오프라인에서 고객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머피는 젊은 시절 미 화가 존 싱어 사전트(1856~1925)의 작품을 좋아했다. 그는 "크리스티 입사 이후 계단만 내려가면 사전트 작품을 언제든 볼 수 있어 매우 흥분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로마시대 투구를 써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며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유의 미적 아름다움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게 내 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밝혔다. ◆정리해고의 달인 하인즈 CEO 내정자 '버나도 히스'
미국의 대형 햄버거 체인인 버거킹에서 구조조정 칼을 휘둘렀던 버나도 히스 최고경영자( CEO.43) 가 1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유서 깊은 케첩 전문업체 하인즈 CEO로 자리 옮긴다.이 때문에 하인즈 안팎에서는 그가 또 정리해고의 칼날을 휘두를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그가 하인즈로 옮긴다는 소식은 버거킹이 아니라 하인즈에서 나왔다. 하인즈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브라질계 사모펀드 3G캐피털과 워런 버핏이 경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식품업계 인수합병 사상 최대금액인 230억 달러에 하인즈를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하면 윌리엄 존슨의 뒤를 이어 하인즈를 새 CEO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3G캐피털의 알렉스 베링 파트너는 성명을 내고 “베르나도는 결과를 내는 실적이 탁월한 검증된 경영인”라며 그가 적격자임을 내세웠다. 베르나도는 세금이자차감전이익(EBITA)를 2010년 4억5400만 달러에서 2012년 44% 증가한 6억5200만 달러로 늘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히스 역시 “차기 CEO로 임명돼 영광”이라고밝히면서 “팀에 합류해 국내외에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회사의 고위 경영진과 직원,고객과 긴밀하게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히스는 나이는 젊지만 경영자 경험을 두루 쌓았다. 3G의 파트너인 히스는 중남미 최대 철도?물류회사인 ‘아메리카 라티나 로지스티카’에서 CEO를 역임했다. 그는 1998년 물류 전문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7년 만에 CEO까지 승진했다.연줄이 아니었다면 그의 능력이 출중했다는 뜻이 된다. 이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여러 은행에서 일했다.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그는 기업이 어떤 상황에 처하면 은행이 어떻게 나오고 어떤 경영전략을 펴야 할지를 이론과 실무를 통해 훤히 꿰고 있다고 해도 별로 틀리지 않을 것 같다.히스는 2010년 1월 버거팅 CEO로 취임한 이후 3년간 ‘버거킹 월드와이드(이하 버거킹)’ CEO로 있으면서 공격적인 비용 절감을 단행했다.마이애미 본사 직원 6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을 자라는 정리해고를 단행했다.또 본사 사무실도 4~6명이 한 테이블에 앉는 공간으로 재배치했다.테이블에는 한 사람당 개인 물품을 하나씩밖에 올려놓지 못할 만큼 비좁았다.히스 본인도 개인 사무실 대신 반원 모양으로 이어진 책상에서 다른 임원들과 함께 일했다.한마디로 돈이 샐 구멍을 꽁꽁 털어막고 필요없는 인력이나 공간은 가차없이 자른 것이다. 3G가 버거킹을 인수한 후 운영 비용을 30% 감축한 것도 보면 히스가 손에 피를 묻혔기에가능했다.이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3년 동안 얼굴 한번 못 볼 정도로 소통과는 담을 쌓고 피도 눈물도 없이 정리해고만 한 경영자라는 평과 상황을 재빨리 분석하고 기업 발전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타고난 인물이라는 평이 있다. 어느 평을 받든 그는 재빨리 결정을 내린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기존 직원을 싹뚝 자른 전례를 감안해보면 히스가 하인즈에서도 비슷한 일을 벌일 것으로 관측하는 가맹점주도 있다.하인즈에서도 그가 정리해고의 칼을 휘두를지는 3G와 버크셔해서웨이가 하인즈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월 인수한 하인즈가 비용을 대폭 삭감해야 할 만큼 경영이 엉망이라고 판단했는지는 아직까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인즈 경영상태가 버크셔 해서웨이가 인수한 회사에 비해 나은 편이라는 말도 있다. 하인즈는 지난해 6억5000여만개의 게첩 등 식품을 팔아 116억4000만 달러의 매출에 14억5000만 달러의 영업이익과 10억900만 달러의 순익을 냈다.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각각 16%와 10%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다.또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현금흐름이 10억800만 달러에 이른다. 배당도 착실히 해왔다. 또 신흥시장에서 매출이 전체 매출의 21%를 달성할 만큼 신시장 개척도 활발했다.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히스가 당장 칼을 빼들지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그렇더라도 그의 명성 때문에 하인즈 식구들은 애간장이 탄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일본의 반항아 기업인 라쿠텐 CEO '미키타니 히로시'
일본의 온라인 오픈 마켓 업체 라쿠텐(낙관이라는 뜻)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의 인터넷 인구가 겨우 500만 이던 1997년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당시 아무도 전자상거래가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미키타니는 15년만에 회사를 일본의 대표 온라인 쇼핑몰로 키웠다. 2012년 12월 말 현재 라쿠텐의 회원은 8156만 명,물건을 파는 기업은 4만735개나 된다.연간 거래규모는 무려 40조엔어치나 된다. 라쿠텐은 은행과 보험,여행과 미디어,전자상거래기업을 망라하는 그룹으로 성장했고, 미키타니는 순자산 65억 달러를 가진 일본 4위의 부자(포브스 2012년 기준)에 등극했다.올해 49세인 그는 오늘날 일본에서는 젊은이들이 본받아야 할 '롤모델'(Role Model)로 간주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표현을 빌면 ‘반항아 기업인들 떼’의 지도자이다.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의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 모바일 게임업체 그리의 억만장자 대표 다나카 요시카즈처럼 기존 체제를 반대하는 기업인 반열에 올라 있다. 미키타니와 라쿠텐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젊은 나이에 고령화 일본사회에서 돋보이는 기업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을 통한 개인과 사회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그의 기업 철학과 항상 혁신하고 전진하며, 철저한 프로정신을 발휘할뿐더러 고객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가정→실행→검증→구조화하고 속도전을 벌이는 성공원칙도 한몫을 했다.그리고 그는 하루 15시간씩 주 6일간 일해 성공을 일궈냈다. 미키타니가 2004년 일본 경제인연합회인 게이다렌에 가입했다가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후 에너지 정책을 둘러싸고 이견이 생기자 탈퇴한 것이나 회사에서 ‘영어화’를 선언한 것도 혁신과 변화의 갈증 때문이었다. 그는 일본에 있고,일본인 직원인 많은 라쿠텐의 공용어를 영어로 바꾸는 ‘잉글리쉬나이제이션’ 계획을 2010년 발표했다. 이토 다카노부 혼도 사장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아냥했지만 그는 영어는 더 이상 ‘비교우위’가 아니라 ‘필우요건’이라며 밀어붙였다. 미키타니 CEO가 이처럼 일본사회와 일본 재계에서 혁신의 총아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일찍이 미국에서 인터넷을 경험했다는 사실과 떼어서 생각할 수는 없다.그는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효고현 고베시 출신인 그는 도쿄대와 교토대와 함께 일본 3대 명문 국립대로 꼽히는 히토쓰바시 대학을 1988년 졸업하고 현 미즈호 투자은행의 전신인 일본흥업은행에 입사해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는 재직중 1991년 하버드 대학에 입학해 1993년 5월에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하고 이듬해 2월 컨설팅회사 크림슨그룹을 창업했다.이 때 흥업은행을 퇴직했다. 그는 1997년2월 라쿠텐을 설립하고 단 6명의 직원과 13개 회사와 손잡고 ‘라쿠텐 이치바’라는 쇼핑몰을 출범시켰다.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미키타니는 불과 3년만인 2000년 4월 회사를 상장했다.그는 총거래규모가 360억 엔에 불과하던 2001년 매출목표 1조 엔을 그룹 목표로 정했는데 2007년 1조 엔, 2011년 11조엔을 달성했다.2004년에는 도후쿠 골든 이글 야구단을 창단했다. 그는 2010년에는 글로벌 기업화에 주력했다.이해 5월에 영어공용화를 시작하고 6월에는 뉴욕 라쿠텐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7월에는 미국전자상거래 업체인 바이닷컴을 인수했다.미키타니는 기업 확장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의 성공철학 대로 인터넷을 통한 사회의 역량 강화에도 적극 참여했고 현재도 참여하고 있다. IT기업만 회원으로 있던 인커넷기업협회의 문을 개방해 일본신경제협회(JANE)로 변신시켜 일본의 낡은 경제(Old Economy)를 신경제(New Economy)로 탈바꿈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그는 아베총리의 10인 경쟁력강화 위원회 멤버로서 사히의 전 부문에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을 수용하라고 권하는 등 혁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그는 일반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와 온라인 선거 허용을 위한 선거법 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16일에는 도쿄에서 구글을 비롯해 IT기업 고위 임원이 참여하는 컨퍼런스도 개최했다.일본에도 소프트뱅크의 손마사요시와 같은 성공한 기업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 세대의 창업을 활성화하고 현상을 타파할 신기술을 도입할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행사였다.그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비효율성이 너무 크다”면서 “해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더 주목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미키타니는 기술이나 산업을 선정해 정부가 보조금을 직접 지원하는 ‘고전적 일본 방식’은 개인과 기업이 혁신을 유인책을 빼앗는다며 대안으로 아베 정부에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미키타니는 “이 나라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계속해서 압박을 가해야 한다”며 혁신을 촉구하고 있다. 기득권층이 반발하고 있긴 하지만 아베 정부가 20년간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나서고 있는 만큼 혁신 아이콘 미키타니가 일본 사회에도 새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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