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파장 일으킨 이한구 원내대표의 화법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의 기준금리 인하 발언의 파장이 연일 커지고 있다.이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은행이 이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역할을 할 때가 됐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와 중소기업 총액대출한도 인상 등의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대우경제연구소 사장 출신,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릴 정도로 경제에 해박하다. 금리결정이 한국은행 금통위의 결정이라는 것을 잘 아는 그가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았다. 가장 유력한 것은 "당정이 현재 경기여건에서는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하고 있으며 한은이 도와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는 해석이었다.이 원내대표의 이 발언에 시장은 술렁였고 야당은 여당 원내대표가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은도 내심 속이 끓었다. 여기에 조원동 청와대경제수석이 금리인하 대열에 합류해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의 발언은 과거에도 정가와 관가,시장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의 발언 하나 하나에 가장 먼저, 가장 강하게 문제를 삼은 쪽은 역시 야당이다. 금리인하 발언이 나왔던 1일 최고위에서의 또 다른 발언에 야당은 들끓었다. 그는 "이번달 재보선과 북한의 안보위협 속에 한국에서는 북한과 동조하는 세력이 같이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큰 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보면 4∼5월은 사회안전이 굉장히 위협받는 시기로, 많은 경우 사회불만 세력이 자신의 요구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불안을 일으키는 데모를 자주 일으켰다"고 밝혔다. 4월부터 시작되는 춘투(春鬪)를 비롯해 각종 사회단체들의 시위로 사회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색깔몰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오영식 의원은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국민들에게 백배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책임을 엉뚱한 곳으로 떠넘기는 것은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자격조차 의심스러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의 화법은 일정한 패턴, 즉 기승전결의 화법이다. 정부조직법, 4월 국회 의사일정 등 여야간 합의가 지연되는것과 관련한 발언들이 그렇다. 그는 처음에는 "새누리당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또 공약 실천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공식석상에서 항상 이말을 가장 먼저 한다. 이어서는 정국, 원내현안에 대해 설명을 하고 대체로 야당을 비판하면서 다시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식으로 마무리된다. 말투는 조곤조곤하지만 사용하는 단어들은 과격하고 원색적인 것들도 많다. 지난 3월 회의에서 한 발언들을 봐도 그렇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를 비판하고자 "경제불안이 상당한 수준인데 그냥 땜질식으로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가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 쪽에서 정말로 기둥뿌리가 썩어나가는 것을 모르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했다.야당을 향해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발목잡기가 민주당의 작전 넘버원이었다. 정부조직법 가지고 그렇게 시간을 끌고, 인사청문회도 완전히 발목잡기 위주로 진행시켰다. 요새는 흠집내기가 작전 주종목인 것 같다"고 했다. "무슨 혁신은 그렇게 많이 하겠다고 옛날에 한 약속은 팽개치고 또 새로운 약속을 계속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정부조직법 처리가 지연되면서 갈등이 커지자"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헌법 위에 떼법이 있다고 하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다. 헌법 위에 떼법이 있어가지고는 국민행복시대를 열지 못하고 선진국가가 될 수 없다. '야당 떼법' 소리 안 듣도록 협력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급기야 정부조직법 직권상정 요청제안이 나왔고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지난해 8월에는 이 원내대표가 최고위서 '민주당은 국민 짜증 1등 정당', '나꼼수, SNS상의 저질행태는 학교폭력ㆍ묻지마 살인 행위에도 영향을 준다'는 발언을 하자 민주당이 비판의 도가 넘어섰다고 반발했었다. 민주당은 "사과를 요구하고 좌시하지 않겠다"며 "사퇴했다가 스리슬쩍 복귀한 말 뒤집기의 달인인 것은 알고 있지만 말실수도 아니고, 대충 뒤집을 수 없는 비상식 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한구 원내대표(4선, 대구 수성갑)는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이자 대표적인 경제통.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고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다. 경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으며 행정고시(7회) 출신으로 재무부 이재과장과 외환자금과장,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을 거쳤다.16대 국회에 한나라당 전국구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으며 당 정책위의장, 국회 예결특위위원장을 지냈고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의 재정ㆍ복지분야 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이경호 기자 gungho@ⓒ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