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빚내기 추경 막판 고심

3일 청와대 업무보고[아시아경제 정종오·이윤재 기자]2013년 추가경정예산 규모가 어느 정도로 결정될까. 기획재정부는 오는 3일 청와대 업무보고를 앞두고 있다. 2일 예정됐던 업무보고가 하루 연기됐다. 이를 두고 추경 등 경제정책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해 하루 연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자리에서 추경 규모가 구체화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말 예상했던 3%에서 2.3%로 낮아지면서 올해 세입에 6조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계산했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주식매각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예산 수입 6조원이 줄어들게 됐다. 총 12조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12조원은 메꿔야 한다. 추경 규모가 '12조원+α'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추경과 관련해 연이어 "경제회복에 확신을 주는 규모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니추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 수출기업과 서민금융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 5조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추경 규모는 세입 결손 부분 12조원에 경기 부양책 5조원을 보태면 17조원은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때의 '슈퍼 추경' 28조4000억원에 이은 둘째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는 청와대 업무보고를 앞두고 연일 관련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예산실과 세제실을 중심으로 추경 규모에 대한 정확한 판단 근거와 이에 따른 재원 조달 방안 등 실체적 접근을 서두르고 있다. 예산실장과 세제실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두 부서를 관할하는 이석준 2차관이 중심에 서 있다. 이 차관은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추경 규모 등은 따로 보고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아직 확정되지도 않았고 추경규모나 그런 모든 과정은 당(새누리당)과 협의를 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차관은 이어 "따로 협의를 좀 더 해야 하고 협의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청와대 보고 일정이 바뀐 건 청와대에서 그렇게 연락이 왔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지난 3월30일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도 추경에 대한 의견 교류가 있었다. 국채 발행으로 조달되는 만큼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청의 협의 과정을 통해 추경 규모가 구체적으로 확정되더라도 갈 길은 멀다. 국회 동의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판단과 추상적 내용으로 채워진 경제정책방향을 두고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통합당 이용섭 전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정부와 협의해 추경예산을 편성, 국회에 제출하지 말고 야당과 사전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정종오·이윤재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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