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40% '베낀 자소서 제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구직자 10명 가운데 4명은 입사지원을 할 때 자기소개서를 베끼거나 짜깁기해 제출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7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8.5%가 '자기소개서를 베끼거나 짜깁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남의 것을 베끼거나 짜깁기한 항목으로는 '지원동기'가 58.2%(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이어 '입사 후 포부'(47.5%), '성장과정'(27.9%), '성격의 장단점'(26.1%), '생활 신조·가치관'(17.1%), '목표 성취 경험'(12.5%), '학창시절'(11.4%) 등의 순이었다.이들은 주로 '취업카페 등 인터넷의 좋은 글'(43.9%, 복수응답), '우수 자기소개서'(40.7%), '선배·친구의 자기소개서'(27.1%), '지원하려는 기업의 합격 자기소개서 샘플'(23.9%), '취업 관련 책이나 잡지'(14.3%) 등을 참고했다고 답했다. 왜 자기소개서를 베끼거나 짜깁기했는지 물었더니 49.6%(복수응답)가 '워낙 글재주가 없어서'라고 했다. 다음으로 '작성법을 잘 몰라서'(33.9%), '혼자 쓰는 것에 부담을 느껴서'(33.2%), '좋은 표현이라 안 쓰기 아까워서'(31.4%), '작성 시간을 줄이고 싶어서'(21.1%), '직접 쓰면 자꾸 떨어져서'(20%), '쓸 말이 없어서'(16.8%) 등이 뒤따랐다.그렇다면 기업은 이런 '가짜' 자기소개서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을까. 기업 인사담당자 242명에게 물었더니, 78.5%가 '지원자가 베끼거나 짜깁기한 것으로 판단되는 자기소개서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베낀 것으로 판단되는 항목으로는 '입사 후 포부'(24.2%), '성장 과정'(16.8%), '지원 동기'(15.8%), '생활 신조·가치관'(14.2%), '성격의 장단점'(11.1%), '목표 성취 경험'(5.8%) 등의 순이었다.판단 근거로는 64.2%가 '어디서 본 듯한 상투적인 표현'을 꼽았다. 이 밖에 '기업명 등 고유명사 잘못 기재'(41.6%), '일관성 없는 내용'(33.2%), '흔한 명언·글귀 사용'(32.6%), '알려진 합격 자기소개서와 비슷한 내용'(21.1%), '지나치게 완성도가 높음'(18.4%), '특정 단어나 문장 반복'(15.8%) 등도 있었다. 이를 걸러내기 위해 기업들은 '취업카페·블로그 등을 수시로 검색'(15.3%, 복수응답)하거나 '서류 검토 인원 늘림'(9.5%), '키워드 검색 솔루션 등 활용'(9.1%), '타 사와 블랙리스트 공유'(1.7%)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지원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가 남의 것을 베끼거나 짜깁기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91.6%가 평가에 반영하고 있었으며, 이중 17.2%는 '무조건 탈락시킨다'고 했다.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더 잘 쓰려는 욕심에 남의 자기소개서를 참고하면 오히려 개성이 없어져 베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면서 "미사여구로 포장된 것보다는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개성 있는 자기소개서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