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정상화]'삼성 1.4조 시공권 포기-코레일 2600억 자금 지원' 맞교환 제안(종합)

드림허브 이사회 과반 확보…기존 사업협약 전면 폐지사업 파산 시 상호 법정소송 제기 포기 확약 요구 서부이촌동 주민투표 방안 6월 확정 요구…우선 보상4월1일까지 정상화 방안 확정…특별 대책팀 운영

용산역세권개발 사업 부지. 코레일은 15일 서울역 옆 코레일 사옥에서 출자사 30개사 대표가 모인 가운데 2600억원 긴급자금 지원과 1조4000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시공권 포기를 골자로 한 사업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파국 직전에 코레일이 기존 사업계획을 백지화하고 ‘새판짜기’에 본격 나섰다. 코레일은 협약 변경을 통해 용산역세권개발에 대한 독자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2600억원을 긴급지원해 사업계획을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대신 삼성물산에겐 1조4000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포기토록 요구했다. 또 삼성물산을 비롯한 GS건설과 현대산업 개발 등 20개 시공출자사들이 지분율대로 확보한 시공지분 20%(약 2조원 추정)에 대한 기득권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한다. 통합개발대상인 서부이촌동에 대해서는 오는 6월까지 주민투표 방안을 확정토록 서울시에 요청했다. 코레일은 오는 21일까지 논의 과정을 거쳐 4월1일까지 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상화 방안이 확정되면 코레일과 SH공사, 시공출자사 대표가 참여하는 특별 대책팀이 운영된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15일 서울역 옆 코레일 사옥 1층 대강당에서 29개 민간출자사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이같은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정 사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코레일은 그간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지난 12일 2000억원의 이자 52억원을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가 납부하지 못해 디폴트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 사장은 “이 제안의 핵심은 기득권 상호 양보이며, 거품을 빼고 다어이트를 하자는 것”이라며 “사업자금 조달 주체가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코레일이 마련한 사업정상화 방안은 ▲협약·정관 변경을 통한 드림허브 이사회 장악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사업계획 변경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사업계획 변경 후 외부투자자 유치 등의 순서로 추진된다. 사업해제시엔 상호 법정 소송을 걸지 않겠다는 내용도 방안에 포함됐다. 이를 위해 코레일은 ▲29개 민간출자사들의 협약·정관 변경에 대한 합의 ▲삼성물산의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 포기와 시공 출자사들의 시공지분(총 20%) 경쟁입찰을 통한 재배분 등을 요구했다. 드림허브 이사회는 코레일 소속 3명과 민간출자사 소속 7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코레일 이사회 수를 지배적인 수준인 5명까지 늘리고 민간 출자사 지분을 4명으로 제한하겠다는 게 코레일의 제안이다. 나머지 한 석은 서울시(SH공사)가 참여하게 된다. 이사회를 장악하면 코레일은 출자사 내·외부 개발 전문가들로 구성된 개발 계획 변경 TF를 구성해 사업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다. 이 방안은 이미 롯데관광개발 등 민간출자사들도 주장했던 것이어서 곧바로 수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개발 계획 변경 작업이 이뤄지는 기간동안 금융이자와 운영자금은 코레일이 2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이후 코레일은 해외투자자를 포함한 드림허브 안팎의 투자자를 유치해 자본금을 5조원까지 늘려 사업을 정상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투자자들이 원하는 사업 계획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마련된 재원은 서부이촌동 보상에 최우선 사용한다는 게 코레일의 방침이다. 이와 관련 코레일은 오는 6월까지 주민투표 방안을 확정하고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개발요건을 완화해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다. 새판을 짜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가진 1조4000억원 규모의 시공권 반납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코레일의 생각이다. 기존의 세부적인 계약 관계를 정리해야 새로운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물산과 GS건설 등 20개 시공출자사들이 지분율대로 나누어 가진 시공지분 20%는 출자사간 경쟁입찰을 통해 재배분된다. 삼성물산이 시공권과 연계해 매입한 전환사채(CB) 688억원은 돌려받게 된다. 결국 삼성물산을 비롯한 시공 출자사들이 코레일의 이사 증원과 시공권 포기에 대해 동의할 지 여부가 사업정상화의 열쇠인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레일이 공식 요청을 할 경우 사업 정상화 차원에서 정식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책임을 지고 임원(실장급 이상)의 즉각 사임을 요구했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추천권은 신규 주관사 영입시까지 코레일에서 갖기로 했다. 김창익 기자 windo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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