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소규모 펀드 174개 정리한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금융당국이 설정 후 3년이 지났는데도 규모가 50억원 미만인 변액보험 소규모 펀드 174개를 정리한다. 규모가 작아 효율적인 운용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리 대상 펀드의 규모는 3755억원에 달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국내 전체 변액보험 펀드 799개 가운데 21.8%에 달하는 소규모 펀드 174개를 정리해 기존 적립금을 중·대형펀드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변액보험은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제외한 뒤 펀드에 적립·운용해 그 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말한다. 펀드와 보장기능이 결합된 상품으로 소비자는 자산운용 성과에 따라 고수익 추구 가능하다. 이번에 정리되는 대상은 변액보험에 편입돼 운용되는 펀드 가운데 3년이 경과했는데도 순자산이 50억원 미만(1개월간 지속)인 펀드다. 이들 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3755억원으로, 한 펀드당 평균 22억원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소규모 펀드 정리에 나서는 것은 일정규모 이하의 펀드들은 효율적인 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채권형 펀드의 경우 자유로운 채권거래가 곤란(채권거래 단위가 보통 100억원 수준)하고, 주식형은 분산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렵다. 해외펀드 수탁비용 등 운용과정에서 펀드 규모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고정비용도 발생해 펀드 규모가 작을수록 단위비용이 높아진다는 것도 문제다. 또한 펀드를 위탁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투자일임보수가 적은 소규모 펀드의 운용관리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변액보험 소규모펀드는 변액보험이 처음 출시된 지난 2001년7월 이후 13년간 정리가 이뤄진 경우가 거의 없다. 소규모 펀드 해지사유가 법령에 명확히 규정돼 있는 일반펀드와 달리, 개별약관으로 규정을 둬 회사나 상품에 따라 관련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펀드를 정리할 때마다 계약자에 통지해야 하는 등 비용이 발생하고 민원이 발생할 수 있어 소극적으로 대처해왔으며, 가입자 역시 전체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아닌 구성 펀드의 개별 수익률까지 관심을 두지 않아왔던 게 사실이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변액보험 수익률을 높이고, 가입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정리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일단 약관상 해지사유가 명확하고 유사한 펀드가 있는 소규모 펀드를 상반기 내에 먼저 정리한다. 대상은 전체 소규모펀드의 약 30%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어 일반펀드와 마찬가지로 소규모펀드 해지사유와 해지절차 등을 법규화 하고, 보험사가 소규모펀드 정리노력을 지속하도록 유도하는 제도적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생보협회를 통해 정리절차, 유사펀드 판단기준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뒤, 이달 내 보험회사별로 정리계획을 받겠다"면서 "상반기 중 약관상 해지 가능한 펀드를 모두 정리하고 보험업 법 개정 등을 통해 소규모펀드 해지사유를 연내 법규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변액보험 수익률 제고를 위해 수익률·업비수준 비교공시 내실화, 사업비체계 다양화, 운용수수료 인하 등 지속적으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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