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전문]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

존경하는 국토해양부 가족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대학에서 교육자로, 학자로 있으면서 그동안 여러 분의 공직자들을 만나봤지만, 이렇게 한자리에 모인 여러분을 뵈니 참 믿음직하고 든든하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정부 내에서 가장 큰 조직답게 자신감에 차 있고, 동시에 따뜻한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제가 참 좋은 곳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지난 연말 세종시 이전부터 새 정부 출범과 조직개편 등 여러 가지로 어수선하고 바쁜 가운데서도 자신의 소임을 잊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저는 장관으로 내정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장관직이라는 자리에 대해, 공직이라는 신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장관으로서 내리는 결정 하나 하나가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 국가 경제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사랑하는 국토해양부 가족 여러분,우리는 지금 적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여파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은 조금씩 약화되는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고용은 늘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합니다. 집값은 계속 떨어져 집을 가진 분이나 가지지 않은 분 모두 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서민은 물론 중산층까지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그래서 국민들께서는 국토부에 많은 기대를 걸고 계십니다. 공직자인 우리는 그 기대에 부응해야할 소명이 있습니다. 국민들께서 무엇을 원하고 계시는지를 이해하고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국토부가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을 위해 다른 어느 부처보다도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에 더욱 큰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우리는 정책을 만들 때 멀리 내다보고 거시적 관점에서 만들되, 일단 정책이 수립되면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정책 환경이 하루하루 급변하는 시대입니다. 아무리 정교하게 기획된 정책이라도 타이밍과 모멘텀을 잃으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새 정부 초기에 향후 5년간 정책의 기본 방향과 틀이 결정되는 만큼, 중요 정책을 첫 100일 이내에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로 열정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우리나라는 이제 창의력으로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 창조경제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 정보화 시대의 논리나 업무 방식으로는 창조경제를 열어가기가 어렵습니다.창조경제는 융합적인 사고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융합적인 사고는 칸막이를 쳐놓은 상태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습니다. 남들이 쳐놓은 칸막이, 우리 스스로가 쳐놓은 칸막이를 과감히 뛰어넘는 통합적인 사고, 창의적 발상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업무 영역과 부서를 넘어서는 사고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저는 여러분 한 분 한 분 모두 저마다의 창의성과 상상력, 잠재력을 갖고 계시다고 믿습니다. 여러분이 각자의 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좋은 토양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것은 더욱 발전시키고, 바꿀 것들은 과감하게 바꾸겠습니다. 자유롭게 토론하고 소통하면서 여러분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발전하고 융합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국토 행정에 대한 낡은 이미지를 확실히 벗어버립시다. 특히, 맑고 깨끗한 부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야겠습니다.정책을 발표했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현장에서의 생생한 평가에 귀를 기울이고, 다음 정책에 이를 반영해야 합니다. 정책이 계획된 대로 잘 추진되고 있는지, 개선할 점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에 10의 노력을 기울였다면, 그것을 점검하고 평가하는데 90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사랑하는 국토해양부 가족 여러분,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우선, 부동산 시장을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주택경기의 장기간 침체가 실물경제의 위축은 물론, 국민들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범정부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해 나갑시다.주택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보편적 주거복지를 실현해갑시다. 임대주택을 확대해가면서, 동시에 수요자 맞춤형으로 정책의 큰 틀을 전환해야 합니다. 도시 외곽으로 도시를 팽창시키기보다는 수요가 많은 도심에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대학생, 신혼부부, 1인가구 등 국민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섬세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갑시다.국토정책의 큰 틀도 새롭게 바꿔야 합니다. 그동안 산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실생활권 중심의 균형발전으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맞춤형 도시재생, 생활 인프라 확충 등 도시별로 다양한 규모와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주택, 공원, 녹지, 하천 등 국민이 일상생활을 누리는 환경과 여건들을 개선하여 모든 국민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국토를 변화시켜 나갑시다.국토개발은 환경과 조화되어야 합니다. 환경적 가치를 훼손하는 개발에 대해서는 이제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국토·도시계획과 환경계획을 연계하여 지속가능한 국토를 창조해갑시다. 과잉개발과 난개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도입할 때가 되었습니다. 개발보다는 재생을 우선하고, 공간정보 등 첨단 IT기술과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국토관리의 모범을 보입시다.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기초를 다졌던 건설 산업이 다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합니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경쟁 속에서도 당당하게 우위를 보일 수 있도록 체질을 강화하는 한편, 공사입찰 방식과 건설기능인의 처우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갑시다. 해외건설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투자 개발형 사업, 패키지형 수출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갑시다.교통·물류체계를 선진화해야 합니다. 국가교통 기간망을 확충해가되, 과도하고 중복된 투자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혼잡한 간선교통망과 철도·도로의 병목 구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교통 투자의 효과가 국민 생활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합시다.교통·운송 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높여가야 합니다. 택시의 과잉공급을 해소하고, 국가 지원을 확대하여 택시 이용자, 운전자, 사업자가 모두 윈윈 하는 대책을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대중교통 노선과 요금체계를 합리화하고, 정기이용권 버스, 수요 응답형 교통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대중교통을 육성해 나갑시다.경제 활동의 혈관 역할을 하는 물류산업도 선진화해야 합니다. 물류 전문기업 육성, 거래단계 축소 등을 통해 물류산업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물류기업과 종사자 간의 공생 발전을 유도해야 합니다.항공 분야 역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세계적 수준인 항공안전과 공항서비스, 항공운송 분야는 그동안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속에서 선도자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갑시다.마지막으로 강조할 정책은 안전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임무 가운데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언제나 안전을 국토부 정책의 중심에 두시기 바랍니다.교통안전은 우리나라의 세계적 위상에 비추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보다 획기적이고 강력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홍수나 산사태 등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도시계획을 수립할 때부터 안전을 고려하고, 방재인프라를 확충해야 합니다. 교량과 터널 등 주요 시설물의 안전을 보강하고 건축물 안전관리도 강화해야 합니다. U-city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안전강화 방안도 고민해나갑시다.사랑하는 국토해양부 가족 여러분,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모두 같은 공직자입니다. 단순하고 기능적인 결합이 아니라 가치를 중심으로 유연하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융합의 시대를 열어갑시다. 부서 간에 남아 있는 칸막이가 있다면 해체하고 내려놓아 서로를 잇는 다리로 만듭시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매우 잘해왔습니다. 여러분과 함께라면 앞으로 더욱 잘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창조경제의 온기가 대한민국 구석구석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따뜻한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모든 국민들이 행복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100% 대한민국을 만들어갑시다.감사합니다.박소연 기자 mus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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