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에어컨 冷戰

시장조사 자료 달라 '가정용 점유율 1위 갈등'...소비자 혼란만 부추겨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에는 국내 에어컨 시장 1등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에어컨 신제품 '삼성 스마트에어컨 Q9000'을 출시하면서 Gfk 시장조사자료를 인용해 '가정용 점유율 1위'라는 문구가 담긴 TV광고를 내보냈다. 당시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서 오프라인 금액 기준 점유율 47.2%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LG전자는 해당 자료는 가정용 에어컨이 아닌 리테일(소매) 기준이고 리테일 판매수치에는 가정용 에어컨 이외에 시스템에어컨 판매 부분도 포함되기 때문에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달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협회에 해당 광고에 대한 대해 재심의를 요청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1일 해당 광고 표기를 가정용 에어컨에서 소매기준으로 바꾸면서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양사가 신뢰하는 에어컨 시장조사자료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에어컨 시장점유율을 조사하는 제3 기관은 세계적으로 GfK가 유일하다. 하지만 LG전자는 Gfk 통계의 경우 LG전자가 2년 전부터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GfK대신 자체 조사를 통해 에어컨 시장 점유율을 파악하고 있다. 삼성 LG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120%'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양사가 서로 다른 자료를 가지고 시장점유율 우위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GfK 관계자는 "에어컨 시장점유율을 따질 때 가정용에어컨만 포함시킬것이냐 B2B제품도 포함시킬것이냐 기준을 두고 삼성, LG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B2B 제품 실적이 좋은 업체는 이를 포함시키자고 하고 아닌 업체는 이를 빼자고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정확한 시장규모가 측정이 안 되는 상황에서 양쪽 다 1등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소비자들 혼란만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자칫 시장점유율 1등을 강조한 문구를 접한 소비자들이 많은 사람이 선택한 제품이면 믿고 사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안전정보과 관계자는 "광고의 오인성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실에 부합하는 지 여부다. 정말 1등인지, 1등임을 공언하는 기준과 근거가 무엇인지 정확히 병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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