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대표팀, 침묵 속에 사과만 있었다

[인천=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아무도 웃을 수 없었다.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며 빠져나가기 바빴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의 초라한 결말이다. 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3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 게이트를 통과하는 발걸음은 모두 무거웠다. 대표팀은 전날 대만과 WBC 1라운드 B조 마지막 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2라운드 진출은 깨끗이 무산됐다. 2승 1패를 기록했지만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의 수치인 TQB(Team's Quality Balance)에서 B조 3위로 밀려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1라운드에서 쓴잔을 마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팀은 1회 대회에서 준결승에 올랐다. 2회 대회는 준우승이었다. 선수 28명의 얼굴은 밝을 수 없었다. 해단식 없이 그대로 개인 해산했다. 바쁘게 몸을 옮긴 선수들. 이 가운데 이승엽만이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네덜란드전에서 점수를 줄였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생각보다 좋은 팀이더라. 그래도 역대 최강 멤버들이 모였다는 대만을 이겨 다행이다.” 사실 이승엽에게 이번 탈락은 누구보다 아쉽다. 가슴에 새긴 태극마크가 마지막이었던 까닭. 화려했던 대표팀 이력에 마침표를 찍으며 그는 “국가대표가 끝나게 돼 홀가분하다”라고 말했다.
혼잡한 상황에서 취재진 앞에 선 일원은 한 명 더 있었다. 대표팀을 이끈 수장 류중일 감독이다.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류 감독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더 이상의 설명이나 변명은 없었다. 이내 취재진을 뒤로 한 채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한국의 WBC는 쓸쓸하게 마무리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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