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내셔널코스의 '베어트랩' 마지막홀인 17번홀. 사진=PGA투어닷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마지막 승부처는 '베어트랩'.양용은(41ㆍKB금융그룹)이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코스(파70ㆍ7158야드)에서 막판 우승 경쟁에 돌입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600만 달러) 우승컵의 향방은 단연 '베어트랩'의 공략에 달려 있다. '옛날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2001년 코스리뉴얼을 맡아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의 11~13번홀, 이른바 '아멘코너'를 떠올리며 15~17번홀을 상징적으로 어렵게 조성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더블보기 이상의 치명타를 얻어맞을 수 있는, 이른바 '베어트랩'이다. 15번홀(파3ㆍ179야드)이 출발점이다. 티 샷이 해저드를 넘어 왼쪽에 벙커, 오른쪽에는 다시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는 그린에 안착해야 한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정교한 클럽 선택이 필요하다. 우도그렉홀인 16번홀(파4ㆍ434야드) 역시 오른쪽이 온통 워터해저드다. 페어웨이를 벗어난 샷은 적어도 1타, 해저드에 빠지면 2타 이상의 응징이 기다리고 있다. 17번홀(파3ㆍ190야드)도 아일랜드그린과 비슷한 모양이다. 선수들이 매년 '베어트랩'에서 수많은 공을 수장시키며 순식간에 스코어를 망가뜨리고 탄식을 자아내는 까닭이다. 3개 홀의 난이도는 기록상으로도 여실히 입증된다. 최근 3년간 평균타수 합계가 +1.2타, 선수 대부분이 하루에 1타 이상씩을 까먹었다는 이야기다. 17번홀과 15번홀은 PGA투어가 열린 코스 206개의 파3홀 가운데 가장 어려운 홀 1, 2위를 도맡을 정도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17번홀을 마치고 기권할 정도로 좌절감을 느꼈다. 새로 선택한 나이키 골프채와의 궁합 때문에 고심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16번홀(파4) 트리플보기-17번홀(파3) 보기 이후 더 이상 선전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해 '사랑니 통증'을 이유로 코스를 떠났다. 타이거 우즈 (미국) 역시 3라운드 17번홀(파3)에서 티 샷이 해저드로 직행하며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양용은은 다행히 3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2라운드 16번홀(파4)에서 단 한차례 보기를 범했을뿐 '베어트랩'을 무사히 통과하고 있다. 최종일 공동선두가 아직 PGA투어 우승 경험이 없는 루크 거스리와 마이클 톰슨(이상 미국)이라는 점도 양용은의 기대치를 부풀리는 대목이다. 우승에 대한 압박감이 작용하면 '베어트랩'에서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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