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업계 1위 삼천리자전거(대표 김석환)가 전기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구색 맞추기식 소극적 행보를 보였지만 올해는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는 등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김석환 대표가 변화를 주문하고 나선 만큼 전기자전거에 보다 힘이 실릴 전망이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는 내달 3060세대를 겨냥한 6종의 전기자전거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중 5종은 새 브랜드 '팬텀' 제품으로, 활동성을 중시하는 30~40대를 겨냥했다. 가격대는 110만원으로 4년전 모델인 '에이원'과 비슷한 중저가다. 불황으로 얇아진 고객들의 주머니를 반영한 것. 나머지 1종은 기존 라인업인 그리니티를 개량한 것으로, 50~60대를 겨냥하고 있다.특히 팬텀은 삼천리자전거 최초로 배터리를 프레임에 내장,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를 꾀한 제품이다. 에이원, 그리니티 등 구형 모델은 모두 탈부착식 배터리를 사용해 제품 디자인이 투박했는데, 팬텀은 배터리가 프레임 안으로 사라져 다양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가능해졌다.그동안 전기자전거 개발에 유독 소홀했던 삼천리자전거의 변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삼천리자전거는 1위 업체임에도 불구, 전기자전거 부문에서는 경쟁사인 알톤과 LS네트웍스에 항상 뒤처졌다. 알톤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 배터리를 프레임에 내장한 제품 4종을 선보였고, LS네트웍스도 중소기업과 손잡고 '토마' 브랜드로 이같은 제품을 선보였다. 반면 삼천리자전거는 2010년 출시한 그리니티 모델을 지난해 재탕하는 데 그쳤다. 연구개발 비용 역시 매출액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자전거 업계에서는 "1위 기업으로서의 선도의식이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하지만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변화를 시도, 1위 업체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김 대표의 의지가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대리점주를 대상으로 한 전체회의에서 '변화로 도약'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천리자전거가 내년으로 설립 70주년, 김 대표 취임 15주년을 맞는 만큼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44년 김철호 창업주가 삼천리자전거의 전신인 기아산업을 설립했고, 김 창업자의 손자인 김 대표는 1999년 이 회사를 물려받아 14년째 이끌고 있다. 전국적인 자전거 열풍에 힘입어 삼천리자전거는 현재 매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삼천리자전거의 매출액은 2010년 733억원, 2011년 897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1089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80억원을 기록, 2011년 대비 238%나 뛰었다. 이번 전기자전거 라인업 확충으로 올해 매출액 신기록 경신이 가능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불황이지만 성인층의 건강ㆍ레저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적지 않은 가격대지만 매출 호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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