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북한이 전날 정오께 3차 핵실험을 단행했으나 금융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북한 핵실험 실시가 보도된 이후 일시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으나,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학습효과 등으로 큰 반응은 없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긴급회의 후,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사회의 대응과 북한의 반응에 따라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앞으로 나타날 지정학적 위험이 과거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역사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이 증시의 하방경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지난 10여년간 발생했던 북한관련 주요 이벤트 이후 금융시장의 흐름은 일관성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지정학적 위험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양상은 뚜렷하다. 이는 한국의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북한관련 이슈로부터 내성이 생겼고, 대외 개방적 구조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영향이 더 커진 때문이다. 다만 상기한 바와 같이 이번 핵실험의 기술적 수준과 북한의 추가적인 동향에 따라 앞으로 금융시장이 영향 받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주식(금융)시장이 북한 이슈로 인해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 상황은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조정이 초래될 정도의 실질적 긴장이 조성될 경우다. 다만 아직 이럴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주식시장만 놓고 본다면, 과거 주요 이벤트 당시에 비해 최근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는 점이 긍정적이다. 따라서 향후 전개될 지정학적 위험이 과거 시장에서 경험했던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역사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이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지금부터는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수위와 한국 신용등급 변경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첫째, 큰 틀에서 국제 사회의 제재는 강화될 전망이다. 이번 3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 입장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전일 중국 외교부가 즉각적인 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핵 확산 방지'의 필요성을 재확인한 점도 동일한 맥락이다. 일본 내각에서 자체적인 제재안을 검토하겠다는 발언도 마찬가지다. 한국 신용등급 이슈가 단기 악재로 불거질 가능성 역시 낮다. 기본적으로 아시안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북한 리스크와 무관하게 상향 조정됐다.전통적으로 북한의 도발은 '벼랑끝 전술을 통해 자신들에게 보다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전일 국내 금융시장의 반응도 이러한 학습 효과를 기본으로 전개됐다. 즉각적으로 대북 제재가 구체화되기에는 점검할 사안들이 상존해 있으나 국제사회의 압박을 고려할 때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외부 충격이 도래할 여지도 제한적이다. 비 경제적인 이벤트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이라는 평가도 물론 타당하겠다. 무턱대고 과거의 사례를 일반화하는 접근법을 권할 성격은 아니겠으나 북한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우려도 자제가 필요하다. 북한 핵실험이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나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훼손시킬 이슈는 아니라고 판단한다.◆이대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외국인은 2월에 코스피를 2098억원 순매수했다. 환율이 1097원까지 상승했다가 1090원대를 유지해주고 있는 부분이 외국인을 순매수로 이끈 가장 큰 요인이라 판단된다. 1090원대에서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강하게 형성된다면 외국인은 한국에서 순매수 강도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2월은 보험, 투신의 순매도로 시장이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늘 순매수로 대응하던 보험이 2월 초반 2239억원을 순매도하지 않았다면 코스피는 약하지 않았을 것이다. 보험은 변액보험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기 때문에 2월의 순매도는 일시적일 것이라 예상된다.최근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글로벌 섹터 펀드의 흐름이다. 테크놀로지 펀드로도 자금 유입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는데 한국의 IT섹터는 전 세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국내 IT섹터 매수를 기대해 볼 수 있다.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김유리 기자 yr61@ⓒ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