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대규모 투자유치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김문수 경기도지사(사진)가 '일본 주택정책'에 이어 이번에는 출산정책에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은 20여 년전부터 우리가 겪고 있는 저출산 문제로 고민해 온 나라다. 하지만 지금은 안정적인 출산정책을 통해 출산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출산율 210위권으로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김 지사는 30일 일본 요코하마 주재 총영사와 조찬을 하면서 일본의 출산 장려금 등 출산정책에 대해 조사했다. 김 지사는 이날 조찬 후 "'캐쉬 정책'만으로는 부족하고, 출산휴가 등 정책들이 제대로 시행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코하마 국립대를 방문, 소마 나오코 교수로 부터 '일본의 저출산 정책 선례와 한일 간 저출산 비교' 브리핑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소마 교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한일 양국 간 저출산 문제를 비교했다. 소마 교수는 "출산율, 이혼율, 국제결혼율의 추이를 그래프로 나타냈을 때 한국은 요동치는 모양새로 급변시기이지만, 일본은 모두 완만한 수평선을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의 선례상 양육비 지급은 출산율 향상과 큰 상관이 없고, 중요한 건 출산 의지를 높이는 노력"이라며 "그 가운데 가장 효과가 큰 것은 남편들의 저녁 8시 이전 퇴근 캠페인으로 양육을 분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마 교수는 나아가 "한국은 일본에는 없는 가사도우미 제도를 활성화 해 여성들의 보육 부담을 줄여 출산의지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지사는 ▲현금 보다 중요한 복지 서비스 ▲가사 도우미 또는 친정 어머니의 도움 ▲직장이나 기업의 출산율 중시 의식 ▲지자체의 출산정책 ▲종교와 문화 영향 등 각 측면에서 일본의 통계와 결과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어 쿠로이와 유우지 가나가와현 지사와 면담을 갖고 가나가와현의 저출산 고령화 정책을 살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은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어려움이 많다"며 "이를 먼저 겪은 일본을 통해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29일 도쿄 인근 '다마신도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의 부동산정책도 일본처럼 '건물 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일본 다마신도시를 보고 느낀 게 많다"며 "고령자를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 등 입주자의 연령대별, 유형별 아파트 재개발이나 1인 가족, 신혼부부, 직주일체형 등 수요자 중심의 재건축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은 지금 거품빠진 부동산시장 부활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양에서 질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건물 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주택정책을 바꾸며 단기간의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 안목에서 도시를 유지 관리하는 매니지먼트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반면 "우리 경기도는 오는 2020년까지 250만호를 짓도록 돼 있는데 이중 LH에서 90만 호를 공급한다"며 "실제로는 절반 수준만 입주할 것으로 보는 데 이 많은 주택 계획을 어떻게 줄여 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특히 "일본이 거품 꺼지는 가운데서도 살아남은 것은 입주인에게 적합하고, 사람에게 편리한 주택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며 "우리처럼 1년에 무조건 15만 채 짓는 탁상행정 주택정책으론 다 같이 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주택을 양의 시대로 보는 시대는 끝났다"며 "우리 정부도 책상에 앉아 주택정책을 펼게 아니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피나는 자구노력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번 일본 방문 중 대규모 투자유치도 이끌어냈다. 그는 세계 1위 자동차 클러치부품 제조업체인 일본 FCC사와 8600만 달러의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5월 파주 당동산단에 5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는 일본 전기초자(NEG)로 부터 추가로 5억 달러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내년에도 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단일 기업이 경기도에 15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이 NEG가 처음이다. 김 지사는 31일 오전 10시 귀국한다. 귀국 후 김 지사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오후 2시 예정된 박근혜 당선인과 17개 시도지사 회동에 참석한다.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영규 기자 fortun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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