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 취임 무도회에서 선보인 드레스에 세계인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미셸 여사는 붉은 루비색 쉬폰 소재 드레스를 입고 무도회에 등장했다.퍼스트레이디가 입은 세련된 드레스만큼이나 관심을 끈 것은 드레스 디자이너다. 미셸 여사의 드레스를 디자인한 행운아는 대만계 디자이너 제이슨 우(중국명 吳季剛·30·사진)다.미셸 여사가 우의 드레스를 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초선 취임 무도회에서도 우가 디자인한 흰 드레스를 입었다. 당시 무명 디자이너였던 우는 미셸 여사의 '선택'을 받아 일약 유명 디자이너 반열에 올라섰다.미셸 여사는 한 시대를 풍미한 패션 아이콘이었던 재클린 케네디 이후 패션 감각이 가장 탁월한 퍼스트레이디로 꼽힌다. 패션계는 미셸 여사가 공식 행사장에 어떤 옷을 입고 등장할지 예의주시하곤 한다.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초선과 재선 취임 무도회에서 한 디자이너의 옷만 고집한 것은 로널드 레이건의 부인 낸시 여사 이후 처음이다. "행운은 한 번에 그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을 뛰어넘고 미셸 여사에게 두 번이나 선택 받은 우는 "한 번으로도 일생일대의 영광이었는데 두 번이라니…"라며 감격했다.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 태생인 우는 어린 시절부터 패션 감각이 남달랐다. 5세 때부터 웨딩숍 쇼윈도에 전시된 드레스를 스케치했다. 9세에 부모 따라 캐나다 밴쿠버로 건너가 바느질하면서 인형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14세에 일본 도쿄(東京)에서 조소를 공부하고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인형 옷을 만들어 장난감 가게에 팔던 우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후 미국 뉴욕의 파슨스 뉴스쿨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유명 디자이너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밑에서 인턴과정을 거쳤다.2006년 2월 우는 자기 이름으로 된 브랜드를 처음 출시했다. 하지만 2009년 미셸 여사가 우의 드레스를 택하기 전까지 그는 세상의 관심 밖에 있었다. 내로라하는 디자이너의 옷을 마다하고 우의 드레스를 입고 나온 미셸 여사는 그가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사람"이라고 평했다.이는 우의 인생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직원 3명과 함께 집에서 작업하던 우는 현재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서 30명의 디자인팀을 이끌고 있다.지난해에는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부인 저우메이칭(周美靑) 여사가 국경절 행사에서 우의 의상을 입고 등장해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어린 시절 떠나온 대만이지만 우는 한 번도 자기가 대만인이라는 것을 잊은 적이 없다. 그는 "대만이 언제나 내 정체성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대만을 대표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우는 지난해 자기가 태어난 타이베이의 마을을 방문한 가운데 수만명의 인파에 둘러싸였다. 그는 "성공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누구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1만시간만 투자하면 그 분야의 1인자로 등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조목인 기자 cmi0724@ⓒ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