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규 ]품질보증서 위조·담합입찰·뒷돈 거래 부품 빼돌리기·불법 주식거래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직원들과 납품업자간 총체적 비리가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광주지검 특수부(김석우 부장검사)는 24일 납품업자와 짜고 자재를 빼돌리고 낙찰업체를 내정하는 수법(품질보증서 위조, 뇌물수수, 배임수재, 입찰 담합 등)등을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한국수력원자력 직원과 업자 등 19명을 적발해 사법처리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검찰은 한수원 소속 영광원전 조모(52) 과장 등 직원 2명과 K사 이모(35) 대표 등 납품업자 6명을 사기와 사문서위조, 뇌물공여,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영광원전 이모(42) 과장과 납품업체 K사 정모(36)과장 등 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영광원전 근무 당시 업자로부터 남품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5500여 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월성원전 직원 송모(48)씨를 기소중지했다.아울러 납품업체로부터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받거나 소액의 금품을 수수하고, 친분이 있는 납품업자 명의로 주식거래를 통해 부당 이득을 챙기는 등 비위 사실이 드러난 영광원전 직원 김모(36)씨 등 7명에 대해서는 비위사실을 기관통보했다.
영광원전 조 과장은 2008년 9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납품업자 2명으로부터 납품관련 편의 제공 청탁의 대가로 4800만원을 받고 S사 이모(41) 대표와 짜고 5300여 만원 상당의 영광원전 보관 자재를 빼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에 비리사실이 적발된 또 다른 영광원전 직원들은 2008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납품업자로부터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5500여 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납품된 부품을 빼돌려 납품업체에 이를 다시 납품하도록 한 뒤 뒷돈을 챙기는가 하면 물품대금으로 가장해 동호회 후원금을 받아 챙겼다고 검찰은 밝혔다.이 과정에 K사 대표 이씨는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미국 품질보증기관의 품질보증서 75장을 위조해 4억9000여 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또 다른 납품업체 관계자들도 부품 품질보증서를 위조하거나 ‘나눠먹기식’ 입찰 담합에 가담해 부당 이득을 챙겨 원전 직원들과 뒷돈 거래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 업체들은 정상적인 해외 인증업체의 품질보증서를 발급받을 경우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원전 내 허술한 자재관리 시스템을 악용해 자체적으로 위조한 보증서를 통해 미검증 부품을 공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이번 수사결과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77개 품목 1만396개 부품이 위조된 보증서를 통해 한수원에 공급됐으나 실제 설치된 수량은 178개 품목 6012개로 밝혀졌다.이 가운데 영광원전 5·6호기에 주로 사용된 5700여 개 부품은 이미 교체가 이뤄졌으며, 나머지 미설치 부품은 한수원 측이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광주지검 김석우 특수부장은 “납품업자와 영광원전 직원간의 금품수수는 개인간 친밀도에 따른 것으로 조직적인 비리 혐의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미검증 부품이 원전에 공급돼 안전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정선규 기자 s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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