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플래티넘과 엔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백금 가격이 금 가격을 넘어섰다고 한다. (플래티넘 카드가 골드 카드보다 상위 카드이듯이 처음부터 비쌌을 것 같지만 국제 시세와 국내 시세는 다르다.) 백금은 통화정책과 관련이 높은 금보다 산업용 비중이 높다고 한다. 영화에서도 '골드바'는 흔히 볼 수 있지만 '플래티넘바'는 본 기억이 없다. 이 때문에 백금 가격의 상승은 곧 글로벌 경기 회복과 연결지을 수 있다고 한다. 백금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글로벌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뒷걸음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경제가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이웃 일본의 엔화 약세 기조다. 엔화 약세를 강하게 밀어부치는 아베 정부를 감안할 때 엔화 약세는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고 전략을 짜는 것도 의미가 있다. 좀 길게 본다면 최근의 조정을 저점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도 적지 않다. 벵가드 지수 편입 변경 등 수급이 단기적으로는 지수 영향력이 클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펀더멘탈이라는 이유에서다. 펀더멘털이 꾸준히 개선되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인식이다.◆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실물 경제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백금 가격은 15일 1690달러를 기록하며 10개월만에 금 가격(1682달러)을 추월했다. 미국 달러화가치는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G2의 주요 경제지표들(ISM제조업지수, PMI지수, 부동산관련 지표 등)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금이 통화정책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면 경기와 관련해 산업용 수요 비중이 높은 백금은 산업용 수요가 높은 광물이다. 백금은 치과부문을 비롯해 암이 화학적 치료와 의학적 치료, 연료전지 등에 이용된다.수요는 늘어나는데 반해 백금 생산은 더욱 타이트해 질 전망이다. 백금은 남아프리카에서 90% 안팎으로 매장돼 생산되고 있어 공급 불안정성이 매우 높다. 지난주 백금 생산업체인 엠플라츠가 남아프리카 4곳의 광산 폐쇄를 발표했다. 연간 백금 공급량의 1%인 10톤의 생산감소가 예상되는데 이는 공급 불안정성이 높은 백금 가격의 상승과 함께 글로벌 경기회복 가능성과 맞물려 여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달러화 가치 하향과 글로벌 경기개선을 감안하면 백금의 움직임이 강해질수록 미국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장기적인 면에서는 백금 가격과 연동되는 구리가격의 반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백금 상승 수혜주로는 대창, 서원, 풍산에 관심을 둘 만하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과거 재임기간 저금리 기조 성향으로 BOJ 금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전례가 있는 아베 총리가 집권함과 동시에 2%라는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한 아베노믹스를 천명하면서 최근 31개월만에 엔/달러가 90엔을 웃돌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앞으로도 엔/달러는 상승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①목표 인플레이션 2%로 인한 BOJ의 무제한적인 양적완화 ②역대 세 번째로 큰 재정정책으로 인한 재정부담 ③국제사회의 엔화 약세 용인 등의 이유에서다.정책변화를 외생변수로 감안한 회귀분석 결과, 과거 아베 총리 재임기간 동안 정책변화가 엔/달러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이번 주 BOJ 통화정책회의 외에도 4월 BOJ 총재 교체, 7월 참의원 선거 등 엔화의 약세를 견인할 이벤트들이 대기함에 따라 기대를 선반영하는 외환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볼 때, 올해 4월까지는 97엔 내의 오버슈팅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5년래 최고치를 경신하고, 12월초 2000선을 하향 이탈했던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어느새 2300선(2012년 12월3일 저점대비 18.4% 상승)을 넘어서는 등 G2(미국, 중국)의 경기지표 호조세가 글로벌 증시의 상승탄력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그러나 KOSPI는 이와 같은 글로벌 증시의 분위기와는 상반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모멘텀 회복 기대감에 힘을 받을 수 있는 수출주의 경우 원화강세, 엔화약세에 발목이 잡혀 있고, 뱅가드 ETF의 벤치마크 변경 이슈에 따른 매물부담까지 겹치면서 약세분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최근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중심의 수급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펀더멘털 모멘텀이 꾸준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향후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견조한 글로벌 펀더멘털과 대내적인 수급 불확실성이라는 엇갈린 양상은 KOSPI의 이동평균선 간 흐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최근 수급선인 60일선의 상승탄력이 다소 주춤해지고 있는 반면,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선의 상승탄력은 더욱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조만간 발생할 60일-120일 데드크로스 역시 지수의 부담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1월초 이후 이어져 온 매물소화과정이 마무리 국면으로 진입하는 시그널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당분간은 지난주 후반부터 단기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는 KOSPI 1970선의 지지력 확보 여부에 따른 탄력적인 대응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중기적인 차원에서는 최근의 수급불안에 따른 변동성 장세를 저점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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