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포르두,중 지하격납고 파괴할 유일한 재래식 무기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군이 무게 3만 파운드의 벙커파괴용 초대형 관통탄(MOP) 개량에 성공해 투하준비를 마쳤다. 이 폭탄이 위력을 가장 먼저 발휘할 대상으로 이란의 지하 핵시설이 거론돼 주목된다. 미국의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따르면,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미국이 보유한 가장 큰 재래식 폭탄인 MOP가 실전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초대형 관통탄 GBU-57A/B
◆지하 61m까지 뚫고 들어가는 MOP 개량끝=보잉이 제작한 MOP의 명칭은 GBU-57 A/B다. 길이 20.5피트(약 6.25m),무게 3만 파운드(13.6t)인 이 폭탄은 금속외피안에 5300파운드(2.5t) 이상의 폭발물을 내장하며, GPS의 유도를 받아 지하 200피트(60.96m)까지 뚫고 들어가 폭발해 강화 방어시설을 갖춘 생화학 및 핵 시설 표적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GBU-57 MOP
이 폭탄의 폭발력은 기존 벙커버스터탄인 BLU-109의 10배이며, 기존 꼬리날개(tail fin)와 신관 등이 개량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 미국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 MOP의 시험결과 무기 성능 향상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미 국방부는 2012년 2월 8160만 달러의 예산을 성능개량에 쓰도록 전용하도록 승인했다.지난 11일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한 국방부의 운용시험 책임자인 마이컬 길모어는 “재설계한 이 무기가 지하 깊숙한 곳에 강화된 방어시설을 갖춘 표적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성도 쿰 주변 포로두 핵시설 위성 사진
◆MOP이 표적 이란 포르두 핵시설=이 폭탄의 표적에 대해 미국은 대놓고 말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의회조사국의 중동분석가인 케네스 캐츠먼은 “이란이 2012년 1월9일 쿰 근처의 지하터널을 갖춘 포르두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대한 대응조치였다”고 말해 사실상 이란의 지하 강화콘크리트 핵시설임을 분명히 했다.더욱이 국방부의 성능개량 요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확인해주고 11일 뒤에 제출됐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이란 중부 산악도시 쿰의 포르두 우라늄 농축시설은 바위산 지하 90m지점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폭탄이 61m를 뚫고 들어가 터진다면 충격파 때문에 암벽속의 시설이라도 파괴될 공산이 매우 크다.지금껏 시설이 공개된 적이 없지만 중국의 전투기 지하 격납고를 본다면 대강의 모습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의 전투기 격납고용 터널
◆강화콘크리트로 건립한 지하 전투기 격납고도 파괴가능=호주의 비영리 씽크탱크는 이같이 강화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 있는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도 있는 방안을 소논문에서 제안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에어 파워 오스트레일리아’의 숀 오코너와 카를로 콥박사는 2011년 2월 펴낸 ‘중국군 지하공군기지 능력 평가’라는 소논문에서 중국의 지하 공군기지 방법을 제시했다.이들이 공개한 사진에 나온 격납고는 단단한 바위산 아래에 터널을 뚫고 두터운 콘크리트로 보강한 것인데 이란의 포르두 시설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짐작된다.중국은 전투기와 장비를 위성의 감시망에서 감추고 혹시 있을 지도 모를 공중폭격을 피하기 위해 1950년대부터 안후이성 루양 등에 정교한 지하 벙커 40여곳을 건설했다. 일부는 군사용에서 해제돼 박물관으로 전용됐지만 다수는 중국의 최신 무기를 감추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중국의 지하공군기지 인프라는 최소 1500대의 전투기를 수용할 수 있으며 현 단계에서라도 미국이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 편대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중국 루량 공군기지 지하 격납고
예를 들어 루양공군기지의 지하 격납고는 두터운 콘크리트 터널안에 미그 전투기,IL-28 비글 폭격기,배저 폭격기를 수용할 수 있도록 입구폭이 12~15m인 지하 격납고 7곳, 35~40m 8곳, 22m 14개가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이들은 지하 격납고를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MOP GBU-57A/B나 1940년대 개발된 ‘지진폭탄’급 무기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처럼 방공망이 조밀한 지역의 지하격납고 폭격을 위해서는 몇 대 없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2차대전 때 영국이 투하한 지진폭탄이 선례=2차 대전 말엽인 1944년 영국은 랭카스터 폭격기에 무게 10t짜리 지진폭탄 그랜드슬램으로 라쿠폴의 독일의 V-2 생산공장 벙커를 파괴했고 1945년에는 이보다 작은 무게 5.3t짜리 톨보이로 소뮈르지역의 구릉지역을 폭격해 지하 18m아래 터널을 파괴한 선례가 있는 만큼 그들의 주장이 완전히 생소한 것은 아니다.
영국의 지진폭탄 톨보이(tallboy)
그렇지만 화강암과 같은 단단한 바위나 콘크리트 덥개가 있는 표적들은 폭탄이 의도한 효과를 낼 만큼 깊이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아 부수는 게 어려운 만큼 MOP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들은 MOP나 지진폭탄을 터널 입구에 떨어뜨려 충격파를 이용해 터널을 붕괴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충격파로 하중발생시키지만 이란의 초고강도 콘크리트가 걸림돌= GBU-57 A/B MOP를 터널의 입구에 떨어뜨리면 엄청난 충격파를 일으켜 터널 바닥을 위로 밀어올리는 동시에 터널 바닥에 인장하중(축선을 따라 잡아당기는 힘)을 증가시킨다.
쇼온코너 등이 제시한 스텔스기로 터널식 격납고를 공격하는 방안
강화콘크리트는 인장하중을 견디는 힘이 있지만 바위는 그렇지 못하다.따라서 인장하중(tensil load)이 되풀이해서 발생한다면 터널바닥에 구멍이 생기게 하고 터널 상부에는 표면에서 내부로 수직으로 작용하는 압축하중(compressive load)생겨 터널이 아래부터 무너지게 할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폭발 충격에 따른 하중발생으로 터널이 붕괴하는 모습
바닥이 약간만 손상을 입어도 터널 격납고의 항공기는 움직이지 못하며 조각 조각난 콘크리트 파편에 크게 파손될 가능성도 있다.문제는 활성 지진대 위에 있는 이란이 그동안 지진의 피해를 견뎌내기 위한 주택과 건물을 짓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강도콘크리트(UHPC) 기술을 개발해 핵시설 건설에 사용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2년 3월 이란이 석영가루와 다양한 보강 금속 및 섬유를 섞어 ‘스마트 콘크리트’를 개발했다면서 이 콘크리트는 내구성이 강하며 압축하중에 대한 저항력을 갖고 있어 소규모 지진을 견뎌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창(MOP)과 방패(UHPC) 중 과연 어느 것이 이길까?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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