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수기자
80년대 판매되던 삐콤시
특히 광고전이 볼만했다. 아로나민은 권투, 레슬링 등 당시 최고 인기 스포츠 경기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의지의 한국인', '체력이 국력' 등 지금까지 회자되는 문구들은 일동제약이 아로나민 광고를 통해 선보인 것들이다. 주로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활용한 아로나민과 달리 삐콤은 '가족 영양제' 컨셉을 내세웠다. '국민기업 유한양행'의 이미지를 활용한 전략이었다. 삐콤은 외환위기 때도 매출이 증가하는 기염을 토하며 국민영양제 자리를 확고히 했다. 두 제품은 일동제약과 유한양행이 상위제약사로 발돋움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2000년대 들어 각자의 회사에서 '1인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의약분업 후 전문치료의약품 위주로 시장이 재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구관'의 역할은 최근 들어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해 단행된 대대적 약가인하로 전문의약품의 수익률이 급락하자, 각 제약사들은 일반의약품 분야를 육성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아로나민과 삐콤 등은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높아,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전을 펼치면 다소 쉽게 매출이 증가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60년대 판매되던 아로나민
아로나민골드 등 아로나민 시리즈는 지난해 약 400억원 어치가 팔려 일동제약 제품 중 1위를 기록했다. 박찬호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삐콤씨 시리즈 역시 약 160억원을 기록해 지천명(知天命) 나이에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두 제품의 역사는 2년 선배인 박카스와 우루사의 그것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1961년 탄생한 박카스와 우루사는 '피로회복제' 시장에서 지금까지도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각각 동아제약과 대웅제약의 신약개발 자금을 마련해준 효자역할도 했다. 한편 올해는 유한양행의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이 탄생한지 8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1933년 발매). 제약업계 대표 장수브랜드는 115년 역사를 자랑하는 활명수(동화약품, 1897년)이며 우황청심원(조선무약, 1925년), 은단(고려은단, 1946년), 훼스탈(한독약품, 1958년), 비오비타(일동제약, 1959년) 등도 50년 넘게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장수품목들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