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에 이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에 스마트폰 출시 검토...시장 조사 착수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박병엽 팬택 부회장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시선이 동남아 시장에 꽂혔다. '불황 없는 시장'으로 통하는 동남아에서 판로 확대에 나서는 것이다. 그동안 50여개국에 깃발을 꽂은 팬택이 동남아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일본에 집중하는 해외 스마트폰 사업 영역을 동남아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 공략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박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행보다. 10일 팬택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올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해외마케팅본부에서 동남아 지역의 시장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고 조만간 현지 통신사와도 이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현재는 시장 조사 차원이지만 이 지역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연내 스마트폰 출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이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해외 매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3분기 팬택의 해외 매출은 7464억원으로 국내 매출(1조232억원)의 70% 수준이다. 기존에는 해외 매출이 국내보다 컸지만 미국 경제 위기와 원화 가치 상승 등으로 해외 매출이 줄어들었다. 삼성-애플 특허 소송으로 소비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팬택은 외부 변수도 문제이지만 미국과 일본에 편중된 사업 구조도 해외 매출 감소를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사업 확장을 자제했지만 이제는 해외 판로를 확대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동남아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유럽과는 달리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팬택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은 내수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는데다 스마트폰 수요도 서서히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08년 5680만대, 2009년 5760만대, 2010년 9590만대, 2011년 1억8990만대로 성장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2008년 5%에서 2011년 98.1%로 급증했다. 휴대폰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수요도 기대된다. 특히 태국은 2011년 기준으로 인구 6700만명에 휴대폰 가입자가 7535만명에 달하는 '휴대폰 천국'이다.팬택 관계자는 "저가 제품부터 첨단 기술을 지원하는 프리미엄급 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해 국가별로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동남아 지역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대중가요, 드라마, 영화 등이 현지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 시장인 미국, 유럽과는 달리 동남아는 불황이 없이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박 부회장이 동남아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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