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의 행남자기 불안 불안

지난해 경영악화 이후…올 각오 담긴 전략 미지근

김유석 행남자기 대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지난해 경영 악화로 시름했던 행남자기(대표 김유석)가 새해를 맞아 신소재 개발과 디자인 경영을 골자로 하는 고육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장은 지난해 발표한 비전과 달라진 게 없다며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행남자기는 최근 '2013 경영전략 2.0'을 발표했다. 도자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파인세라믹스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도자기 디자인에 예술적 영감을 반영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나 외부 반응은 부정적이다. 지난해 5월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선포한 내용과 비교할 때 새로운 내용이 없을 뿐더러 파인세라믹스 사업에도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파인세라믹스는 매우 단단하고 고열에 강해 첨단 신소재 부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미 SKC와 쌍용양회가 자회사를 통해 파인세라믹스 사업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상황. 행남자기는 지난해서야 세라믹연구소를 신설하고 상무급 임원이 지휘하도록 조직 개편을 완료한 터라 경쟁 업체에 비해 한참이나 뒤쳐졌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디자인 경영도 마찬가지다. 행남자기는 조만간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협업한 결과물이 선보일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지난 2006년 김 대표가 마케팅본부장 재임 시절부터 추진해온 방안 중 하나일 뿐이다. 김 대표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보일만한 내부 시그널도 여럿 있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351억원, 영업손실 1억9800만원'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분기별로 보면 그가 대표이사에 오른 직후인 1분기 매출액 124억원에서 3분기 110억원으로 내려갔고 영업이익은 4억원 가량에서 5억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회사의 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영업활동 현금 흐름도 3분기 기준 31억5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전남 목포에 위치한 본사 이전 과정에서는 이전 지원금을 두고 시와 마찰을 빚었고, 자사주를 팔아 적자 규모를 줄이려다 자사주는 팔지도 못하고 되레 주가만 내려갔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은 130억원 가량 증발했다. 지난달에는 대외 창구인 홍보실 마저 문을 닫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인세라믹스는 이미 경쟁업체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단계라 뒤늦은 감이 있다"며 "신소재 개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고 경쟁력을 확보해야하는 과제가 남아있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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