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대통령 선거와 경기흐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글로벌 주식시장을 괴롭혔던 불안 요인들의 무게가 점차 가벼워지면서 지난주 코스피는 1.9% 상승했다. 중국의 경기 저점 통과 기대와 그리스 지원에 더해진 유로존 금융 감독권한 합의, 미국의 추가 유동성 공급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17일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2000선 안착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개선되는 투자심리를 실제 매매에 접목하는 과정에서는 단계적인 접근법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시장 친화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스탠스가 안전판 형성을 넘어 탄력적인 증시 반등의 촉매로까지 연결되기 위해서는 재정절벽 이슈 해소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오는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전후해서는 완만한 상승 흐름이 예상되나 대선 이벤트보다는 경기흐름이 증시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 대선 이벤트가 본격화되는 12월과 이후 인수위 가동 및 취임식이 예정돼 있는 이듬해 2월까지 3개월간 역대 주식시장 흐름을 보면 방향은 상승이고 탄력은 비교적 완만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역대 대통령의 집권 주기로 볼 경우 1~2년차에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3~4년차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거해(5년차)의 경우는 87년의 높은 주가 상승률 영향으로 13대 대선 포함여부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대통령 선거와 집권주기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당시의 경기가 더 중요하다. 대선후보들이 제시하는 정책공약에 대한 기대감이나 집권 1년차에 의욕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또는 실제의 경기부양책)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그것이 곧 주가의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경제환경의 긍정적인 흐름이 뒷받침돼야 한다.선거 결과에 따른 수혜업종을 생각해 볼 때 당선 후보와 집권정당에 따른 수혜 업종의 차별성이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의 공약들이 큰 틀에서 공통분모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 모두 공약의 핫이슈는 경제민주화라고 할 수 있으며 재벌개혁, 중소기업 지원, 공정거래 강화 등에 있어서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복지정책의 규모나 대기업 규제 수준 등에 있어서 정도의 차이는 존재한다.업종별로 보면, 두 후보 공통적으로 경제민주화 정책에 따라 일감몰아주기가 제한되고 골목상권보호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대기업집단 계열사 및 유통업종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중소기업 지원, 복지 정책들의 강조로 관련업종들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질 수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단기 급등으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조정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우선 오는 21일 미국 의회가 폐회를 앞두고 있어, 재정절벽과 관련한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국내 증시의 주간 외국인 매수강도(코스피 주간 외국인투자가 순매수 및 순매도 금액/코스피 주간 평균 시가총액*100)도 0.11%로 지난 9월10일~14일(0.1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단기적으로는 둔화될 가능성 있다.그러나 어느 정도 예상된 조정의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의 스탠스와 규모가 이전 보다 강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사이클의 저점 통과 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다. 국내 주식시장의 상대적인 투자매력이 부각되기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 부각과 외국인 매수 강도 둔화를 리스크 요인으로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유동성 확장 규모와 속도가 이전 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 중국 경기사이클 개선에 대한 신뢰가 보다 강화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국내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기 지수 조정 국면 진입시 주식 비중 확대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궁극적인 정치조율이 증시 우상향 기조를 이끌더라도 얼마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인지는 확신하기는 어렵다. 연말이 가까워올수록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자칫 증시 변동성의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대외 불확실성 경감과 연준의 추가 유동성 공급이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로 연결되고 있지만 당장 국내 투신권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달 중순 이후 지수 반등을 틈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순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투신권의 매매 위축과 일부 종목에의 편중 심화가 시장 전체의 매매 활력을 떨어뜨리는 조짐도 포착된다.오는 19일 18대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점도 전반적인 거래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가중되는 매물 부담이 증시의 반등 탄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에도 관심이 요구된다. 올 한해 코스피는 1750~2050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40% 가량의 매물 부담을 소화한 코스피는 이제 2000 상단에 누적된 23%의 매물과 격돌을 앞두고 있다.매매의 실익 측면에서 이번주 증시 대응은 인내심을 갖되, 압축적이고 짧은 매매를 구사하는 전략을 권한다. 반도체·정유주들에 대한 압축화 및 철강, 조선, 화학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기술적 트레이딩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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