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이주여성들, 연극 공연 나선다

[아시아경제 박봉림 기자]해남 다문화 극단 ‘가람’ 8일 첫 공연“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하나의 강을 이루듯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연극을 통해 화합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강의 우리말인 ‘가람’으로 이름을 짓게 됐다”고 말하는 차재웅 감독(43)과 8명의 필리핀 이주여성들.다문화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극단 ‘가람’이 8일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연극 ‘바하이 쿠보’를 선보인다.“아버지! 소녀가 보기에도 수상한 점이 너무 많은 사람 같습니다. 더구나 못생겼잖아요.”“얼굴? 얼굴이 밥을 먹여 주냐? 돈을 주냐? 네 아빠 얼굴을 보거라. 누가 저 얼굴 보고 시집가겠냐? 그나마 왕이니까 이 엄마가 시집간 거지.”
공주 역을 맡은 김수아(40)씨와 왕비역의 로나(40)씨가 긴 대사임에도 불구하고 실수 없이 한 번에 해낸다.“처음 시작할 때는 대사가 어렵고 외워지지 않아 힘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한국에 건너온 지 올해로 13년째인 로나씨는 지난 4개월 동안 매주 3~5회씩 모여 연기연습을 하며 연극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난타도 해보고, 합창도 해보았지만 일반인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 연극에서 성취감을 맛보고 있기 때문이다.로나씨와 함께 8명의 필리핀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극단 ‘가람’은 연극을 해 본 경험이 없는 이들로 구성됐다. 하지만 지난 8월 창단 이후 꾸준히 연습한 덕에 첫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됐다.필리핀 동화를 각색해 만든 작품에 열정과 감정을 담아 보는 ‘가람’의 아마추어 연기자들. 아직은 다소 서툴지만 이번 연극을 시작으로 전남연극제에도 참가해 실력을 평가 받고 싶다고 한다.극단 ‘가람’은 한국연극협회 해남지부(지부장 고유경)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2012년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 다리’ 공모사업에 지원해 창단됐다.박봉림 기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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