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 쪽 자리 앉고 싶으면 10만원어치 먹어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5일 직장인 이모(33)씨는 강남에 있는 한 특급호텔의 최고층 라운지에서 아내와 함께 눈 내리는 전망을 즐기려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창가 쪽 자리에 앉으려면 1인당 5만원 이상의 식음료를 무조건 시켜야한다며 2명이니 10만원어치에 해당하는 메뉴를 주문하라고 한 것. 이미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 라운지에서 가볍게 차 한 잔을 즐기려했던 이씨는 빈정이 상해 바로 돌아서 나왔다. 이씨는 “다른 호텔에서는 창가 쪽 자리라고 해서 개런티를 요구하거나 최소 주문비용 등의 조건을 내걸지 않는다”면서 “이미 호텔에서 먹는 음료에 모든 서비스비용이 포함된 것 아니냐. 창가 자리가 인기있다는 것을 이용해 고객에게 비용을 더 물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서울 강남 파크하얏트호텔이 전망좋은 인기 좌석에 과도한 요금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이용객들은 특정 자리에 수요가 몰린다는 점을 이용해 호텔이 자리장사를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파크하얏트호텔에서는 24층 라운지의 창가 쪽 자리에 앉으려면 1인당 최소 5만원 이상 식음료를 주문해야한다. 이 자리는 코엑스 전망 등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자리. 모서리 양쪽에 나란히 앉아서 강남 한복판을 내려다볼 수 있다. 창가 쪽 자리가 비어있으면 상관없지만 대기 수요가 많을 때는 이 자리에 앉기 위해서 최소 구매액을 설정해야한다.파크하얏트호텔 관계자는 “24층 라운지는 인기가 워낙 많은데 특히 창가 쪽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전화로 라운지를 예약할 때에는 어떤 자리든 상관없이 최소 1인당 5만원에 해당하는 세트 식음료를 주문해야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현장에서 다른 자리에 앉았다가 창가 자리로 옮기는 경우 자리가 많을 때는 그냥 이동하도록 하는데 사람이 많거나 저녁 8시가 되면 창가 쪽 자리 4좌석은 역시 1인당 최소 5만원 이상의 메뉴를 주문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눈이 내린 지난주 파크하얏트를 찾았던 박모(32)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창가 자리라고 해서 특정 금액 이상의 메뉴를 시키도록 하지는 않았었는데 이곳이 점차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다보니 없던 규정이 생긴 모양”이라면서 “대부분 커플이 이용하게 될텐데 창가 자리라고 해서 10만원에 해당하는 메뉴를 꼭 먹도록 하는 것은 억지다”고 말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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