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대첩 홍보 게시물 (출처 :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솔로대첩'이 온라인 핫이슈로 떠올랐다. 다음달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성친구가 없는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대규모 미팅 이벤트다. '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님연시)'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최근 내건 'X-marth 솔로대첩'이란 게시물이 화제의 진원지다.행사 당일 남자는 흰색, 여자는 빨간색 의상을 입고 광장에 집결해 양편에서 대기하다 신호가 떨어지면 마음에 드는 이성의 손을 잡는 방식으로 인연을 맺는다. 서울뿐 아니라 대전, 광주, 부산 등 도별 주요도시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열릴 예정이다.입소문은 무시무시할 정도다. 포털 검색창에 '솔로대첩'을 치면 '솔로대첩 부산', '솔로대첩 광주'하는 식의 연관 검색어가 주르륵 뜬다. 현재 1만1500여명의 솔로가 이벤트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리워드 어플리케이션 '돈버는 놀이터'가 홍보를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10여개 업체가 벌써 행사 협찬을 약속했다. 개그맨 유민상이 노개런티로 이벤트 MC를 보겠다고 선언하고 레이싱모델 이예빈이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연예인들의 반응도 뜨겁다.이 이벤트의 최초 기획자는 2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경영학 전공 대학생 유모(26)씨와 과거 '스펙의 달인'으로 모 케이블 방송에 출연했던 취업 컨설팅업체 탑클래스의 장찬욱(29)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이벤트명이 'X-mas'가 아닌 'X-marth'인 이유는 장찬욱 대표가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성들과 함께 만든 사회공헌프로젝트 'Marth'에서 이름을 따왔기 때문이다. 'Marth'는 화성(Mars)과 지구(Earth)의 합성어로 개성있고 발랄한 '화성인'과 수수하고 성실한 '지구인'이 같이 어울려 잘 살자는 뜻에서 만들어진 단어다.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자신을 '토익 690점'의 음악 좋아하는 대학생이라고 밝힌 유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재밌겠다'고 생각해 장씨와 함께 페이스북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씨는 치료음악연구업체, 공연기획사, 앱 개발업체 등을 운영했던 청년창업가 출신이기도 하다.지난 9월 초 열린 혼자서 24인용 텐트치기 소셜 이벤트 'T24 페스티벌'의 영향도 있었다. 유씨는 "'T24'가 한사람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페스티벌이었다면 솔로대첩은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페스티벌"이라고 차별점을 둔다.유씨 본인도 솔로다. 하지만 이벤트를 돕겠다는 이들은 많다. 유 씨는 "페이스북 이벤트 페이지를 열자 200여명의 자원봉사 인력이 모였다"며 "외국 대학 직원 등 특이한 경력의 분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대규모 인원이 모여들지만 따로 집계방식을 정해놓진 않은 상태다. 얼마나 모여들지에 대해선 아직 정확한 추정이 불가능하다.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유씨는 "대규모 인력이 한장소에 모였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을 스태프끼리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있다"며 "소매치기나 치한 등 위험요소를 제거하는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수십명의 자원봉사 스태프가 참여해 인파가 한곳에 몰리는 병목현상이나 여성의 손을 억세게 잡아채는 치한 등을 직접 재현하며 위험 요소 대비책을 강구한다.유 씨는 "영등포 경찰서 등에 행사 통제를 요청했고 경찰 지원에 관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며 "위험 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인들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가 갈 것으로 우려해 모임장소도 처음 공지했던 광화문 광장에서 여의도 공원으로 바꿨다.그는 "요즘 연애는 외모지상주의 능력우선주의가 팽배해 있다"며 "비가 오면 시 한구절이 생각날 수 있고 가슴 아픈 사랑도 해 봐야 하는데 점점 연예가 정형화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서 '서로에게 서로를 선물하자', '사람의 배경을 따지지 말고 진심을 들어보자'라는 의도로 이번 기획을 시작했다는 것이다.또 이번 이벤트는 솔로들의 연애를 추진할 뿐 아니라 세밑의 온정을 나누는 장이 되게 한다는 게 유씨 생각이다. 솔로대첩 이름을 걸고 포털 네이버가 운영하는 기부 커뮤니티 '해피빈'과 연계한 모금 운동도 벌이고 있다.유씨는 "미리 '난 안될거야'라고 생각 말고 다들 용기를 가지고 참여해 달라"며 "외모나 능력을 보지않고 따뜻한 차 한잔 나누며 '사람의 진심'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솔로대첩은 서울의 경우 여의도 공원에서 다음달 24일 오후 3시, 대전은 엑스포 공원 남문 광장에서 오후 6시에 열린다. 부산에서는 미리 참석의사를 표시한 이들이 2000명을 넘지 않을 때는 부산역, 2000명을 넘게되면 해운대에서 열린다. 광주는 빠른 시일내에 자세한 시각과 장소를 결정해 이벤트 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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