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송의 골프클리닉] '비거리 늘리려다 그만~'

A씨는 50대 초반의 여성입니다. 골프에 입문한 지 몇 년 되지 않습니다. 자녀가 대학에 가고 '골프 8학군'인 경기도 분당으로 이사가면서 A씨의 골프 사랑이 시작됐습니다. 무엇이든 한번 시작하면 열심이던 A씨는 '싱글 핸디캐퍼'를 목표로 정진했고, 실제 빠른 속도로 실력이 향상됐습니다. 그러던 A씨 앞에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A씨의 몇 년 후배로 구력은 짧지만 평소 테니스로 다녀진 운동신경 덕분에 A씨를 거의 추월하는 상황입니다. 갑자기 강력한 라이벌이 나타나자 A씨도 연습에 보다 박차를 가했답니다. 하지만 후배를 이길 수 없는 게 바로 비거리였습니다. 비거리를 따라잡기는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닙니다. A씨는 그러자 장척 드라이버와 스트롱 그립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길어진 골프채와 무리한 연습, 스트롱 그립으로 결국 얼마 못 가 팔꿈치 부상인 골프 엘보가 생겼습니다. 스트롱 그립을 하면 팔에 가해지는 힘이 상당히 많아집니다. 물론 파워가 증진되고 비거리에도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맹점은 여기서 발생하지요. 모든 이에게 스트롱 그립이 '스트롱' 하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스트롱 그립은 자신의 손과 손목 힘의 최대치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그립 방법입니다. 기계로 비유하자면 최대치에 놓고 계속 사용하면 과부하가 걸립니다. 인체는 부상으로 연결되고, 운동 후에 근육과 힘줄에 더 긴 회복기간도 필요합니다. 스트롱 그립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스트롱한 팔을 가지고 있어야 부상 가능성이 낮습니다. 아니면 연습량을 줄이거나 연습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가져 인체에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합니다. 연습이나 라운드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도 필요합니다. 스트롱 그립을 선택했다면 스트롱한 손과 손목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송태식 웰정형외과원장(www.wellclinic.ne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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