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쇼핑몰' 물건좋다, 무서운 입소문

교정본부 쇼핑몰 홈페이지 화면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영월교도소 거실등, 목포교도소 책장, 의정부교도소 면도기, 전주교도소 화장지…' 심상치 않은 수식어가 붙어있는 이 상품들은 교정본부에서 운영하는 '교도작업 제품 쇼핑몰'에 올라와 있는 추천상품이다.  낯선 이름의 '교정본부 쇼핑몰'은 지난 2003년에 개설돼 올해로 10년째를 맞지만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쇼핑몰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값싸고 품질 좋은 '알짜 쇼핑몰'로 입소문을 내고 있다. 교정본부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모두 교도소나 구치소 수형자가 직접 만든다. 전국의 50여개 교정기관에 위치한 300여 작업장에서 약 2만명의 수형자가 제품을 생산한다. 일부 제품은 외부 민간업체가 수형자들의 일손을 빌려 제작하기도 한다.  쇼핑몰에 등록된 상품은 85가지에 이른다. 다만 품목은 가구, 생활용품 등으로 제한적이다. 수형자들이 작업을 한다는 점을 감안해 대규모 시설이나 장비가 필요하거나 공정 대부분에서 자동화가 필요한 작업은 적합하지 않은 탓이다. 대신 봉제작업, 조립작업, 수제품 제작 작업처럼 손이 많이 가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작업들이 이곳에서는 환영받는다.  생산품 중에는 가구가 38개 품목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전통가구, 생활가구, 사무용가구로 세분화되는데 이 중 진주교도소의 미송침대, 광주·장흥교도소의 편백 침대, 광주교도소의 좌탁은 '베스트 판매' 상품이다. 이 밖에 쇼핑몰에는 자연석을 깎아 만든 벼루와 문진, 복사용지나 봉투 등 사무용품, 비누·화장지·면도기·옷걸이 등 생황용품도 진열돼 있다.  가격은 어떨까? 시중 제품들보다 크게는 30% 가량 저렴하다. 소비자가 크기를 주문하면 맞춤 생산한 제품을 배송해 주는 것도 강점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에 들어가는 편백나무 침대는 상품을 받을 때까지 두 달 넘게 걸리기도 하지만 직접 고른 나무로 수제작하는 덕분에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쇼핑몰 등에서 올린 수익금은 20억원이 넘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일반 쇼핑몰처럼 카드 등 결제수단을 이용해 직접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쇼핑몰 홈페이지에 등록된 상품을 구입하려면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교정시설에 전화를 걸어 주문해야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쇼핑몰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홍보를 위한 전시 홈페이지에 가깝다"며 "일반적인 쇼핑몰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숙한 배송시스템도 '옥의 티'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선호 기자 likemo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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