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선전략, 총선 前 '바꾸네'에서 '안바꾸네' 기조로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대선 전략이 총선 때와 비교해 확연히 달라졌다. 당명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총선 기조는 사라졌다. 변화의 상징이었던 김종인·이상돈·이준석 등의 '개국공신'은 박 후보의 주변부에서 멀어졌다. 연일 경제위기론을 강조하며 '준비된 대통령' '여성 대통령'을 강조한다. 2007년 대선 승리 전략과 유사한 모습이다.박 후보는 13일 '경제위기,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주제로 충청권을 방문한다. 전날 호남 방문에 이어 두 번째 일정이다. 박 후보측은 연일 유럽발 재정위기와 불안한 동북아정세 등 경제적 위기감을 증폭시키며 민생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준비된 여당 후보로서의 안정감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전략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서 사용한 '경제대통령론'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략은 이른바 박 후보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반영된 결과다. 안정적인 지지율을 바탕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5~10%를 확보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다. 특히 현 정부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MB 심판론'이 사라졌다는 판단도 작용했다.지난 4·11 총선 전략과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총선을 앞두고 '120석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사로잡힌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선점 효과를 누렸다. 이 과정에 외부인사들의 몫은 컸다.새누리당의 전략 수정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입지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말 비대위원 시절부터 박 후보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얻었던 그의 입지는 매우 좁아졌다. 그간 친박계 핵심 인사들은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지 못했다. 박 후보가 갈등 때마다 김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상황은 달라졌다.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문제를 놓고 후보가 반대하자 친박계 인사들은 참아왔던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지난 11일 박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만나자고 통보한 뒤 황우여 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등 10여명을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재벌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말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김 위원장과 함께 변화를 주도했던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과 이준석 전 비대위원도 소외되긴 마찬가지다. 당내 현안에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김 위원장과 '투톱'으로 꼽혔던 이상돈 위원은 정치쇄신특위에서 활동하지만 이전만큼의 파급력을 찾기 어려워졌다. 폭탄 발언을 통해 27세의 나이로 주류와 맞섰던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특별한 직책을 맡지 못했다.세 명의 외부인사는 총선을 앞두고 당내 주류와 힘겨루기를 하며 변화를 이끌었다. 그 결과 새누리당이 중도층을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대선을 36일 앞둔 시점에서 박 후보의 전략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되는 대목이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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