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할인분양에 들어간 미분양 단지 매입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분양가 할인에 양도세 혜택까지 내걸었지만 인근 시세보다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내집마련 수요자들은 미분양 할인단지와 주변시세를 꼼꼼히 따져서 매수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있다. 미분양 단지의 재조명은 양도세ㆍ취득세 혜택기간에 맞춰 등장한 할인 마케팅에 따라 이뤄졌다. 시너지 효과를 통해 미분양 털기에 나선 건설사들의 전략인 셈이다. 실제 A사가 할인분양에 들어간 마포구 일대 아파트의 경우 3.3㎡당 최저 1800만원선으로 무상옵션 제공, 축하 지원금 등의 다양한 조건까지 붙었다. 9ㆍ10대책에 따른 양도세 감면 혜택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9월 중순이후 문의가 3~4배 늘어나는 효과도 거뒀다. 향후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치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하지만 마포구내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값은 1540만원으로 할인분양에 들어간 미분양 단지보다 가격이 250만원 가량 저렴하다. 가장 최근에 입주를 시작한 동양엔파트(2007년) 역시 1575만원으로 차이를 보인다. 인근 1400여가구 규모의 대흥태영을 비롯해 성신, 세양 아파트도 비슷한 가격대인데다 매매물량까지 도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투자는 물론 실거주자도 고민이 필요하다는게 일대 중개업소의 분석이다.얼마전 150만원 가량의 할인혜택을 선보인 B사의 영등포구 미분양도 마찬가지다. 3.3㎡당 평균 1780만원에서 1600만원대로 낮추고 양도세 혜택을 내걸어 2주만에 100여가구를 처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기존 아파트 시세가 할인된 미분양 아파트보다 더 낮은 경우가 많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영등포구내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값은 1510만원으로 B사의 미분양 단지보다 저렴하다. 이 미분양 단지 인근의 중소형대 아파트 매매값 역시 3.3㎡당 880만~1250만원대에 그친다. 인근 L중개업소 대표는 "일대 노후된 아파트가 몰려 있어 새 아파트 찾기가 어렵지만 향후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거나 더 깊어질 가능성을 염두해 매매시장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물론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와 기존의 낡은 아파트의 시세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이 도심 한복판 역세권에 들어서는데다 최근 매매값 하락에 따른 영향도 감안해야한다는 이야기다. 한 대형건설사 정비사업팀 관계자는 "기존에 볼 수 없던 커뮤니티 시설이나 마감재 수준을 감안하면 노후아파트를 중심으로 책정된 주변시세보다 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기존 아파트를 구입할 것인가, 값을 더 얹어 새 아파트를 살 것인가는 소비자들의 판단에 달렸다"고 전했다.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매매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할인분양과 세제혜택을 받더라도 주변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입해서는 시세차익을 노릴 수가 없다"며 "각종 세제혜택을 내걸고 할인폭을 높였더라도 내집마련을 준비 중인 실수요자들은 미래가치를 위해 주변시세를 확인하는 등 보다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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