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구제금융 버티기 속 '살얼음' 경제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유럽 위기 해법의 핵심 사안인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여부가 여전히 모리무중인 가운데 여당인 집권 국민당(PP)이 21일(현지시간) 갈리시아주(州) 지방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구제금융 신청과 관련해 부담감을 덜 수 있을 듯하다.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10월 20일자)에서 그 동안 스페인이 줄타기하고 있었다며 스페인에서는 구제금융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으로 경제가 위기에 처한 대표적인 사례로 포르투갈을 분석하며 국제통화기금(IMF)·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의 긴축 요구 수준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잖아도 열악한 경제 상황에서 선뜻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경제가 파탄 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현재 스페인의 실업률은 25%를 웃돌고 있다. 구제금융 조건으로 긴축이 요구되면 기진맥진한 스페인 경제에 마지막 남은 희망까지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스페인 정부의 판단이다. 내년까지 4.5% 밑으로 낮춰야 하는 재정적자 목표가 더 낮춰지면 국민의 반발은 막을 수 없다.구제금융 신청 지연에 따른 장점도 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이 늦어질수록 IMF의 긴축 요구 수준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물론 불안 요인도 있다. 스페인 국채 금리 하락은 구제금융 신청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덕이다. 따라서 구제금융이 성사되지 않으면 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시장은 조용히 정부의 움직임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 직전까지 하향 조정했음에도 스페인 국채 금리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6개월래 최저인 5.3%까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국채 금리가 1.5%포인트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러나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금리 하락 효과는 곧 사라지리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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