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의 골프파일] 김효주와 리디아 고의 '서로 다른 선택'

리디아 고(왼쪽)와 김효주.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김효주(17ㆍ대원외고)가 화려하게 프로무대에 입성했다.아마추어시절 이미 한국과 일본의 프로대회에서 우승한 '특급루키'답게 계약금만 무려 5억원이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별도, 훈련지원금도 더해진다니 17세 소녀가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은 모양새다. 박세리(35)와 신지애(24)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의 계약금을 능가했고,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여왕 등 '3관왕'에 오른 김하늘(24)도 상대가 안 된다. 일단 프로의 길도 순탄하다. 오늘부터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에 초청받아 데뷔전을 치른다. 4월 롯데마트여자오픈 우승으로 정회원 자격을 확보했고, 이듬해 투어시드까지 주는 '김효주법'까지 통과시켜 프로테스트를 거치지 않고도 내년에는 KLPGA투어에 직행한다.동양에 김효주가 있다면 서양에는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5ㆍ한국명 고보경)가 있다.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ALPGA)투어 뉴사우스웨일스오픈에서 세계 남녀프로골프 통틀어 최연소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고, 8월에는 112번째 US여자아마추어를 제패한데 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캐나다여자오픈에서 LPGA사상 최연소챔프에 올라 사실 김효주 보다도 한 수 위다. 실제 여자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지난달 세계아마추어팀골프선수권에서도 김효주를 제압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아마추어의 경지를 넘어선 리디아고가 프로를 선언하면 당장 몸값이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는 예상이다. 현재 뉴질랜드 오클랜드 파인허스트스쿨 11학년에 재학 중인 리디아고는 그러나 "아마추어로 남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겠다"며 프로전향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쪽이 올바른 선택일까. 물론 답은 없다. 일찌감치 프로세계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성장하는 것과 아마추어로서 내실을 다지는 모두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여기에 이름만 걸어놔도 졸업장을 주는 허술한 대학 풍토도 강점(?)이다. 다만 너무 어린 나이에 프로의 길을 걷는 김효주의 비전을 위해서는 주위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건 분명하다. 미셸 위가 좋은 사례다. 어려서부터 30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를 과시한 '골프신동'이다. 하지만 몸값을 부풀리기 위해 남자대회 출전을 반복하는 무리수 끝에 정작 프로데뷔전인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는 실격을 당하는 등 기본기가 문제가 됐고, 이후 기권을 반복하면서 심지어 성적이 안 좋으면 경기를 포기한다는 '양심불량'까지 구설수에 올랐다. 지금은 존재감도 미미하다. '차세대 골프여제'로 손색이 없는 김효주는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 에이전트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당연히 '돈벌이'에 급급할 수 있다. 소속사가 일개 기업이 아니라 롯데그룹이라는 것도 부담이다. 롯데마트와 롯데리아, 호남석유화학, 롯데제과 등 무수히 많은 기업이 후원사로 참여한다. 투자한 돈을 거둬들이기 위한 '김효주 마케팅'의 끝을 짐작할 수 없다. 김효주의 대성을 위해 에이전트와 스폰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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