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특검 행보, 검찰과 다른 결과 내놓나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이 발빠른 행보를 보이며 검찰 수사 결과와 다른 결론을 내놓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특검팀은 18일 오전 10시 사저부지 매입 실무를 주도한 청와대 경호처 직원 김태환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가격이 정해진 경위 등을 집중 캐물을 방침이다. 특검팀은 특히 매입대금 분담이 불균형적으로 이뤄진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에 따른 이익 귀속주체가 대통령 일가인 만큼 이 대통령 등이 사전에 가격 결정 과정을 알거나 개입했는지 여부도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사저부지 매입 업무를 담당하며 내곡동 터를 사저동과 경호동으로 나눠 실제 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부지 매입 업무도 담당해 앞선 사저부지 매입 경험 등을 토대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와 대통령실의 가격 부담분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씨에 대한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필요하면 사저부지 매입 실무를 담당한 경호처·총무기획관실 등 청와대에 대한 강제수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 등을 토대로 조만간 시형씨 등 사건 주요 관계자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특검팀은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은 다스 회장(77)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파견검사와 특별수사관들을 서울 광진구 구의동 이 회장 자택과 경북 경주 다스 본사 회장 사무실, 다스 경영기획팀장으로 근무 중인 이 대통령 아들 시형(34)씨의 사무실과 현지 숙소 에 보내 사저부지 매입 관련 계약관계와 자금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또 사저부지 거래 과정에 관여한 T모, N모 등 부동산 중개업소 2곳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이와 더불어 시형씨를 비롯 주요 관계자들에 대한 계좌추적 영장도 발부받아 사저부지 매입 시점을 전후로 한 자금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특검팀은 주요 관계자 10여명에 대한 출국금지도 법무부에 요청했다. 당초 이상은 회장도 특검팀의 출국금지 대상자 명단에 올랐으나 이미 15일 중국 현지로 출장을 나간 상태다. 이 회장 측은 ‘도피성 출국’논란이 불거지자 오는 24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출장 중이라 접촉은 되지 않는다”면서 귀국 일정이 알려진 만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 대통령 등은 지난해 5월 사저부지 및 경호부지 명목으로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 9필지 788평을 54억원에 사들였다. 청와대 경호처 대통령실과 시형씨는 해당 부지를 공동명의로 사들이며 각각 42억 8000만원과 11억 2000만원을 부담했다. 시형씨는 당시 매입대금을 큰아버지인 이상은 회장으로부터 빌린 6억여원과 모친 김윤옥 여사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빌린 돈 등으로 충당했다. 민주통합당은 3필지를 소유한 시형씨가 지분비율에 따른 18억원이 아닌 11억 2000만원만 내고 나머지를 대통령실이 부담해 국고에 수억원 손해를 입혔다며 지난해 10월 이 대통령 내외와 시형씨,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6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관련자 전원 불기소처분했다. 특검 안팎에선 앞선 검찰 수사 당시 매입 당사자인 시형씨는 물론 매입대금의 출처인 이상은 회장 등에 대한 조사가 서면에 그친 만큼 특검팀이 시형씨와 이 회장은 물론 김윤옥 여사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함께 점쳐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내곡동 특검법)’에 따르면 주요 관계자들의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위반 의혹도 수사대상에 포함돼 있다. 매입대금의 출처가 사실상 대통령 일가인 만큼 시형씨가 ‘명의상’ 소유주에 그쳤는지 여부도 특검팀이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검팀은 1회 연장에 따른 최장 45일간의 수사기간을 갖고 다음달 29일까지 수사를 마무리 한 뒤 관계자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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