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부실위험이 높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증권화하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이 있었다며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CLU는 지난 2008년 파산한 뉴센추리파이낸셜(New Century Financial)이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저소득층 흑인들을 대상으로 과도한 주택대출을 받도록 하는 과정에 모건스탠리가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대출자들이 빚에 허덕이는 동안 모건스탠리는 주택대출을 증권화한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팔면서 천문학적인 규모의 수수료를 챙겼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수천억달러가 넘는 주택대출은 물론 신용카드대출과 자동차대출 등 다양한 자산들이 증권화 돼 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갔다. 월가 대형은행들은 이 과정에서 담보를 담보로 잡은 복잡한 금융상품들을 판매했고 주택시장의 거품이 사라지면서 대규모 위기를 초래했다. ACLU는 이러한 불량 채권의 증권화 과정에서 다양한 차별이 존재했고 이는 지난 10년동안 미국 금융시장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디트로이트 지역에서만 6000여명에 달하는 흑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대출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디트로이트에서 수영교사를 하고 있는 루비 맥코이와 다른 고소인들은 "집값보다 높아진 주택대출을 받도록 뉴센추리가 종용했다"며 "왜 이런상황이 발생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을 준비한 전미소비자법센터(NCLC) 측은 "모건스탠리가 미국 주택대출 시장의 '큰손' 이었던 뉴센추리의 파산에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외에도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을 수렁으로 몰아넣은 다른 투자은행들에 대한 자료도 모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변호인단은 그러나 이번 사건에 '부동산법'이나 '대출기회균등법(the Equal Credit Opportunity Act)' 등이 적용된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미국 연방 대법원이 월마트 여직원들이 낸 사상 최대 규모의 성차별 집단소송을 기각한 것도 비슷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의 메리클레어 델라니 대변인은 "이번 소송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못한다"며 "최선을 다해 변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역시 투자은행들이 주택대출 위기의 출발점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들어 이번 소송이 "소설"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모기지 업체들이 파산했지만 모건스탠리는 여전히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대형 투자은행 중 하나로 남아있기 때문에 타깃이 됐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ACLU가 제기한 이번 소송은 주택대출 부실의 책임을 묻기 위해 미국 연방법원과 정부 등이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제기한 다른 소송들과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 사법당국은 최근 최대의 모기지 전문은행인 웰스파고를 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생상품 판매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씨티모기지도 보증손실을 입힌 협의로 고발된 상태며 JP모건체이스는 모기지담보부증권(MBS) 판매 관련 사기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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