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기초과학·컴퓨터·외국어 교육' 강조한 배경은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과학기술 등 기초과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의무교육기간을 1년 늘리는 등 국가 차원에서 인재양성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13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김정은이 만경대혁명학원과 강반석혁명학원 창립 65주년을 맞아 전날 교직원과 학생에게 보낸 서한을 소개했다. 이 글에서 김정은은 사상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수학 등 기초과학, 컴퓨터, 외국어 등 기본적인 교과목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김정은은 "오늘의 시대는 과학기술로 발전하고 과학기술로 살아가는 시대"라며 "아무리 사상정신상태가 좋아도 높은 과학기술지식이 없으면 학생들이 앞으로 당이 맡겨준 영예로운 혁명초소에서 지휘성원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을 강조한 건 일선 산업현장은 물론 군사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김정은은 이어 수학을 비롯한 기초과학교육을 비롯해 컴퓨터 교육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정치와 군사, 경제를 비롯한 사회생활 모든 분야에서 콤퓨터(컴퓨터)의 이용범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학생들 속에서 콤퓨터 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을 요구한다"며 "혁명학원들에선 실기과목의 비중을 높여 모든 학생들이 콤퓨터를 능숙히 다루고 응용프로그람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한가지 이상의 외국어", "기초군사지식"도 강조했다. 특히 강반석혁명학원에 있는 여학생을 겨냥해 경제학 과목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학교는 혁명 유가족이나 당ㆍ정 고위간부의 자녀가 다니는 북한의 대표적인 특수학교다.북한은 지난달 입법기관인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의무교육제도를 1년 늘리는 등 국가의 교육체계를 개편했다. 김정은이 이날 각종 교과목을 직접 거명하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일 역시 이 같은 흐름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정보기술 등 기초과학기술의 성과를 강조하며 북한 경제를 기술집약형으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식량난을 몇년 째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 지도자가 교육문제에 관심을 쏟는 것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통일연구원 전현준 북한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 등은 열악한 재정확충, 취약해진 교육관료체계 등을 이유로 "교육제도 개편의 의도와 의지가 얼마나 실현될 것인지에 대해선 낙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새로운 유형의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한 측면도 있다. 전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새로운 정책으로 백년대계인 교육을 선택했다는 건 미래지향적 리더십과 자녀교육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의 지지를 끌어내는 대중적 리더십에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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