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나석윤 기자]'월드스타'의 규모에 걸맞는 공연이었다. 4일 싸이가 서울광장에서 연 무료 공연에는 8만여명의 시민이 운집했다. 서울광장 주변 소공로와 을지로, 세종로가 완전 통제됐으나 도로까지 인파가 꽉 차면서 발걸음을 돌린 시민도 많았다. 인터넷 생중계에도 수만명의 접속자가 몰렸다. 현장에서는 50대 여성 등 6명이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집계됐으나 큰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세대 뛰어넘은 '싸이의 힘'=오후 한 시부터 서울광장에 공연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해질녘이 되자 광장 잔디밭은 이미 모두 찼다. 공연을 1시간 남짓 앞둔 밤 9시 무렵에는 사람들을 헤치고 걸어서 통과하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플라자호텔을 둘러싼 골목은 물론이고 8시 30분경 교통통제가 시작되면서 서울시의회 앞부터 전면스크린이 설치된 대한문 앞까지 완전히 '만석'으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시민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공연이 열릴 시각이 되자 무대 뒤쪽에 추가로 설치된 스크린 앞까지 인파로 빽빽했다. 소공로와 을지로 일대의 교통이 모두 통제됐고 세종로 역시 세종로사거리까지 '자유지대'로 변했다. 시민들의 연령대는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거의 전세대를 아울렀다. 어린이를 데리고 놀러 온 가족들도 많았다. 남양주에서 온 유지수(52)씨 부부는 "공연이 있다는 소식에 지나가다 들렀다"며 "싸이의 성공이 신기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번 일로 주변 사람들과 케이팝 인기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하게 됐다. (또래의 친구들도)싸이는 다 안다"고 덧붙였다. 남편과 함께 광장을 찾았다는 김은애(48·강남구 일원동) 씨는 “싸이 인기가 대단하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을 정말 몰랐다”며 “(공연 오기 전) 딸에게 말춤을 배워 왔으니 ‘강남스타일’이 나오면 열심히 따라해 봐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목동에 사는 김혜준(38)씨 가족은 오후 다섯시 무렵부터 일찌감치 도착했다. 열 살 난 아들과 여덟살 딸까지 나온 '가족소풍'이다. 햄버거와 콜라를 사서 시청 앞쪽에 자리를 편 김씨 가족은 "동네에서 조그만 자영업을 하는데 오늘 공연 소식을 듣고 일찍 문을 닫았다"며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데려왔다"고 밀했다. "언제 이런 '해외 인기가수' 공연을 시청 광장에서 또 보겠느냐"며 웃음을 터뜨린 김씨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가족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정부추천학생으로 한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출신 다라스 바버스키 씨는 "우크라이나에서도 매일 싸이 관련 뉴스가 나올 정도"라고 소개했다.◆생중계도 '만석', 주변 호텔 '싸이특수' 누리기도=서울시가 공연을 생중계한 유튜브 채널 '라이브서울'은 접속자 8만명을 넘겼다. 아프리카 등 생중계를 볼 수 있는 인터넷 채널들은 서울광장과 다름없이 '만석'이었다. 트위터 등 SNS에서도 공연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주변 호텔들은 덩달아 '싸이 특수'를 누렸다. 서울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플라자호텔은 모든 객실의 예약이 완료됐다. 전날부터 문의 전화가 빗발쳤고 이미 예약이 거의 마감됐었다는 설명이다. 공연 당일이 평일인 목요일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명당'인 2, 3층의 레스토랑 예약률도 30% 이상 뛰어올랐다. 플라자호텔은 이날 공연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을 자정까지 연장 영업했다. 서울광장 측면에 위치한 프레지던트 호텔도 서울광장이 보이는 객실은 예약이 다 찬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시에서도 싸이 공연에 따라 지하철을 연장 운행했다. 막차시간을 1시간 늘려 종착역 기준으로 새벽 2시까지 지하철을 운행키로 결정한 것. 서울시는 이번 싸이 공연에 무대설치와 생중계 영상 간접광고 비용 등 4억여원을 지원했고 경찰과 보안인력 1000여명까지 배치했다. 싸이를 통해 서울이라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트위터에 "시장실에서 유튜브로 싸이 공연 생중계를 보고 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 날 공연을 앞두고 이동통신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SK텔레콤은 서울광장 주변 기지국 수용량을 늘리는 한편 이동기지국 1대를 특별 배치했다. LG 유플러스도 이동기지국 2대와 인력 20명을 투입했다. 그러나 좁은 공간에 엄청난 인파가 몰리면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통화가 되지 않는 등 휴대전화 불통을 겪었다. 김수진 기자 sjkim@나석윤 기자 seokyun1986@<ⓒ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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