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일대 '축제' 벌인 싸이 공연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오후 한 시부터 서울광장에 공연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해질녘이 되자 광장 잔디밭은 이미 모두 찼다. 공연을 1시간 남짓 앞둔 밤 9시 무렵에는 사람들을 헤치고 걸어서 통과하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플라자호텔을 둘러싼 골목은 물론이고 8시 30분경 교통통제가 시작되면서 서울시의회 앞부터 전면스크린이 설치된 대한문 앞까지 완전히 '만석'으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시민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공연이 열릴 시각이 되자 무대 뒤쪽에 추가로 설치된 스크린 앞까지 인파로 빽빽했다. 소공로와 을지로 일대의 교통이 모두 통제됐고 세종로 역시 세종로사거리까지 '자유지대'로 변했다. 광장에 모인 인파들의 '다양성'이 싸이의 인지도를 보여줬다. 연령대는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거의 전세대를 아울렀다. 어린이를 데리고 놀러 온 가족들도 많았다. 남양주에서 온 유지수(52)씨 부부는 "공연이 있다는 소식에 지나가다 들렀다"며 "싸이의 성공이 신기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번 일로 주변 사람들과 케이팝 인기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하게 됐다. (또래의 친구들도)싸이는 다 안다"고 덧붙였다. 인근 여자고등학교에 다니는 최소연 양과 김수민 양(17)은 학교가 끝나자마자 공연이 열리는 서울광장으로 달려왔다. "인터넷으로 공연 소식을 접하고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둘은 "쉽고 재미있어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학교에서도 싸이의 인기는 적잖다. 무용 시간에 '강남스타일' 춤을 배우기도 했다.
목동에 사는 김혜준(38)씨 가족은 오후 다섯시 무렵부터 일찌감치 도착했다. 열 살 난 아들과 여덟살 딸까지 나온 '가족소풍'이다. 햄버거와 콜라를 사서 시청 앞쪽에 자리를 편 김씨 가족은 "동네에서 조그만 자영업을 하는데 오늘 공연 소식을 듣고 일찍 문을 닫았다"며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데려왔다"고 밀했다. "언제 이런 '해외 인기가수' 공연을 시청 광장에서 또 보겠느냐"며 웃음을 터뜨린 김씨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가족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정부추천학생으로 한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출신 다라스 바버스키 씨는 "우크라이나에서도 매일 싸이 관련 뉴스가 나올 정도"라고 소개했다. 바버스키씨가 얘기하는 우크라이나의 케이팝 열풍은 비단 싸이뿐만이 아니다. "춤과 노래를 함께 보여주는 아이돌 그룹은 우크라이나에서는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다"고 말한 바버스키 씨는 "음악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완성도 있는 공연을 보여주는 게 인기 비결"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에서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케이팝 관련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다는 설명이다.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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