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한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제18대 대통령 후보로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와 관련해 여러분께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저는 이번 대선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과 민생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런데 과거사 논쟁으로 인해 사회적 논란과 갈등이 지속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많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우리나라에서 자녀가 부모를 평가한다는 것, 더구나 공개적으로 과오를 지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상 이 부분에 대해 보다 냉정하고 국민과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우리 현대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세계가 인정하듯이 건국 이후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저는 이러한 성취를 이뤄낸 국민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하지만 압축적인 발전의 과정에서 많은 상처와 아픔이 있었고, 때론 굴곡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1960~70년대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듯이 60~70년대 우리나라는 보릿고개라는 절대 빈곤과 북한의 무력 위협에 늘 고통을 받고 시달려야 했습니다.그래서 아버지한테는 무엇보다도 경제 발전과 국가 안보가 가장 시급한 국가목표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적적인 성장의 역사 뒤편에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고, 북한에 맞서 안보를 지킨 이면에 공권력에 의해 인권을 침해받았던 일도 있었습니다.5.16 이후 아버지께서는 "다시는 나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어야 한다"고 하셨고, 유신 시대에 대해서는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고 까지 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후일 비난과 비판을 받을 것을 아셨지만 반드시 국민을 잘 살게 하고야 말겠다는 간절한 목표와 고뇌가 진심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 가치입니다. 그런 점에서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저 역시 가족을 잃는 아픔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저의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 제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서 말씀드린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국민 행복'은 저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비전입니다.'100% 대한민국'은 1960~70년대 인권침해로 고통 받았고, 현재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분들이 저와 동참하여 주실 때 가능하다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힘드시겠지만 과거의 아픔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더 이상의 상처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저는 앞으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 문제를 비롯한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민대통합의 위에 더 발전된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힘을 쏟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들께서 저에게 진정 원하시는 게 딸인 제가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 것을 원하시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도 대통령을 아버지로 두었기에 역사의 소용돌이를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모두를 흉탄에 보내드리고 개인적으로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돌아보면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해 참 많은 분들이 노력했습니다. 이제는 서로 존중하면서 힘을 합쳐 더 큰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를 잃는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증오에서 관용으로, 분열에서 통합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저는 이제 국민을 저의 소중한 가족으로 여기면서 국민의 삶과 행복을 지켜드리는 것이 저의 마지막 정치적 소명이라 생각합니다.깨끗하고 올바른 정치로 국민 여망에 부응하는 국민 대통합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국민여러분도 저와 함께 과거가 아닌 미래로, 국민대통합의 정치로 함께 나가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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