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20대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별 통보'와 '교제 반대'라는 젊은이들에게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이유만으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공포감과 함께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10시 쯤 성남 중원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여자 친구 박 모(24)씨와 어머니 문 모(48)씨를 숨지게 한 박 모(24·무직)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박 씨는 여자친구가 "부모의 반대가 심하다.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 범행을 저질렀다. 이에 앞서 울산 자매 살인사건도 비슷한 이유였다. 지난 7월20일 새벽 울산 성남동의 한 다가구주택에 들어가 20대 자매 2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김 모씨(27)가 구속됐다. 김 씨는 산 속에서 50일 동안 숨어 지내다 경찰에 붙잡혔다.울산의 김 씨가 자매를 무참히 살해한 이유도 "헤어지자"는 여자 친구의 이별 통보가 시작이었다. 최근 이별 통보를 받고 스스로 격분해 여자 친구는 물론 그 가족까지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20대 강력 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공포감을 주고 있다. 범행을 저지른 울산 김 씨와 성남 박 씨는 공통점이 많았다. 20대라는 나이뿐만 아니라 둘 모두 뚜렷한 직업이 없는 상태였다. 울산 김 씨의 경우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로 여자 친구와 대화 말고는 소통하는 사람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명 모두 '신분적 열등감'에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뚜렷한 직업과 소통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여자 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이들은 개인적 열등감이 사회적 박탈감으로 이어져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로 해석된다. 최근 20대를 중심으로 이성 교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인터넷 공간에 참담한 현실을 토로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한 트위터 이용자는 "결혼을 반대한다고 여자 친구와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고 이별을 통보한 여자 친구와 동생을 살해한 사건도 발생해 불안하다"면서 "무서워서 사람 사귀겠나? 자기 맘대로 안 된다고 한때 사랑했었던 사람을(살해하다니) 슬픈 현실"이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이성 사귀는 것 조심하세요. 정말 끔찍한 현실입니다"는 글과 함께 관련 뉴스를 링크했다.전문가들은 "최근 20대를 중심으로 자살률이 높아지고 뚜렷한 직업을 갖기 힘든 상황에서 충동적이고 분노를 스스로 삭이지 못하는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도전과 희망을 꿈꿔야 할 나이에 좌절과 돌이킬 수 없는 극단적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정종오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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