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등판 벼르는 새누리..겉으론 태연한 민주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승미 기자] 이르면 다음 주 중에 대선출마 여부를 밝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좋든 싫든 안 원장을 맞이해야 하는 정치권의 계산이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안 원장의 등장을 깎아내리며 '안철수 효과'를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라는 긴 싸움을 벌여야 할 민주통합당은 대놓고 환영하기도, 그렇다고 벌써부터 기싸움을 벌이기도 어려워 딜레마에 빠진 듯하다.<strong>◆"국민에 대한 예의 아니다..검증 회피 인상 여전"</strong> =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12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안 원장의 입장과 관련해 "국민으로서는 검증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제와서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하니, 이런 모호한 태도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또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이후로 발표 시점을 잡은 것이 단일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이는 오로지 대선 승리만을 위한 정치공학적 행태"라며 "(안 원장의 출마선언이나 이후 단일화는)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정당정치를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박 후보의 경우를 한 번 보시라"며 "거의 매일 검증의 과정을 밟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누구는 몇 년 또는 몇 십년에 걸쳐 검증을 받기도 한다. 대권급 정치인이란 그런 것인데 안 원장의 태도는 결과적으로 그런 숙명을 회피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의도적인 검증 회피, 단일화를 위한 정치적 계산으로 안 원장의 행보를 깎아내리는 새누리당이지만 속내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토록 강조해온 검증 절차가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차 안에서 안 원장 측에 협박조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의 택시기사 증언으로 엉켜버렸기 때문이다. 이 택시기사는 전날부터 잇따라 언론 인터뷰를 하며 이같은 증언을 내놓고 있다. 이는 '자가 차량을 직접 운전하던 중 갑자기 친구(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는 취지의 정 전 위원 해명이 기본적인 사실관계부터 오류일 수 있다는 걸 추측케 한다.<strong>◆복잡해진 셈법..민주당의 딜레마</strong> = 민주당은 일단 담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는 1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원장의 출마 입장 발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해찬 대표가 당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내린 '안철수 언급 함구령'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반면 안철수 영입론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온 윤호중 사무총장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윤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과 당연히 연대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본다"며 "출마 선언을 안했지만 정치적 활동을 계속 하셨기 때문에 지지들이 나름 결집됐고, 이에 따른 책임된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민주당과 단일화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압박한 것이다.안 원장과의 단일화에서 민주당 후보가 경쟁력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안원장을 앞서기도 했다"며 "결국 민주당에서 선출된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전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야권단일후보 경선이 치러진다면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문재인 경선후보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39.5%로 안 원장(37.1%)이라고 답한 응답자보다 많았다. 문 후보가 이 조사에서 안 원장을 앞선 것은 처음이다. 리얼미터가 12일 발표한 야권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문 후보가 안 원장을 오차범위 밖인 9.7%포인트 앞질렀다.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 후보 측은 안 원장의 출마 입장 발표가 싫지 않은 기색이다.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대선 출마 예고편을 내놓았다는 것 자체가 문-안 지지율 역전 현상에 대해 조바심을 내고 조기에 '컨벤션 효과'를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지지율 조사 결과와 관련해 "경선 10연승의 결과가 실제로 반영이 됐다고 본다"며 "안 원장의 경우 출마 여부 발표가 계속 늦춰진 것이 국민들에게 불확실성을 주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이같은 분석에 대해 안 원장 측의 유민영 대변인은 전날 지지율 역전에 대해 "여론조사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문 후보와 안 원장간의 팽팽한 신경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안 원장이 출마선언을 하면 야권의 대선 구도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안 원장이 박근혜 후보와의 3자 대결은 필패라는 점에 공감하는 만큼 단일화가 대선 정국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김효진 기자 hjn2529@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김효진 기자 hjn2529@정치경제부 김승미 기자 askm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