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무더운 여름, 랠리를 보이던 증시가 폭우와 함께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조정이 나흘째 이어지다 보니 생각도 많아진다. 그냥 그간 가파르게 올랐으니 좀 쉬다 갈 타이밍이라는 낙관론에서 유럽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쪽의 말을 듣고 방향을 잡아야 할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시장은 변곡점에 위치해 방향성을 아직 보여주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확실한 것은 좋은 종목이 어떤 상황에서도 유리하다는 점이다. 이럴 때일수록 실적이 우수한 기업이 유리하다. 물론 가격 메리트도 있어야 한다. 거기다 수급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외국인 매수세 지속과 스페인 국채수익률 안정을 바탕으로 하는 기존 장세관을 유지한다. 8월 유입된 외국계 자금 성격이 단기 투자성향으로 밝혀지면서 급격한 이탈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그러나 1월 장세 이후 4월부터의 본격적인 외국계 자금 이탈은 예상치 못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가 원인이었다. 이에 반해 최근에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단기간 내 외국계 자금 이탈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 무게를 둔다.우선 ECB(유럽중앙은행)가 약속했던 정책은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ECB의 신뢰가 독일의 원칙보다 우선인 상황이며, 독일 정부와 ECB 내 매파로 분류된 독일인사가 드라기 총재를 거들고 있는 부분은 예상치 못한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을 낮춘다.아울러 이번에 미국중앙은행이 추가 부양안 제시를 하지 않을 경우에도 급격한 시장 이탈을 불러올 정도의 악재는 아니며, 재정절벽 이슈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KOSPI가 나흘 연속 조정 분위기를 이어가며 1930선으로 내려앉으면서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코스닥시장과 중소형주의 연속 상승과 주요 분기점 진입에 따른 단기적인 탄력둔화 가능성은 감안해야 한다. KOSPI대비 상대적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KOSPI지수의 조정분위기가 이어질수록 반등탄력 둔화가 불가피하다. 물론 반등탄력이 둔화되더라도 실적모멘텀의 개선세와 최근 대안찾기 움직임이 활발한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패턴을 감안할 때 업종 및 종목별 반등시도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종목별 옥석가리기를 강화할 필요는 있다. ▲차별적인 중단기 실적모멘텀(12개월 Fwd EPS의 전년대비 변화율과 2012년, 2013년 EPS 추정치의 전월대비 변화율이 모두 개선세를 보이는 종목) ▲수급모멘텀 강화 (8월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추세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종목) ▲밸류에이션 메리트(2개월 예상 PER이 2년 평균대비 저평가된 종목)가 있는 종목군으로 성광벤드, 태광, 파트론, 미래나노텍, 인탑스 등을 선정했다.◆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2일 일본의 7월 수출 실적이 발표되며 다시한번 유럽의 펀더멘털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일본의 7월 수출 실적은 전년대비 8.1% 감소했으며, 이는 컨센서스인 -2.9% 보다 감소 폭이 훨씬 크다. 대 유로존 수출 실적은 전년대비 무려 25.1%이 감소했다. 한국과 중국 역시 대 유로존 수출 증가율이 지속적인 하향추세에 있으며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일본만의 우려로 그칠 것이 아니다. 특히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과 중국으로서는, 글로벌 전체 무역의 절반이 거쳐가는 유럽 경기의 회복 없이는 글로벌 경제 회복도 요원하다는 것을 잘 알고있기에 더욱 염려스럽다.7월 일본 무역 통계는 한국시간으로 22일 오전 8시50분에 발표됐는데,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쇼크를 반영하며 AUD(호주달러)/JPY(엔)가 큰폭 하락하여 출발했다. 런던외환시장에서도 AUD(호주달러)/EUR(유로)가 전일대비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작했다. 이는 고위험 및 고변동성 자산을 추구하던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호주달러와 주요 펀딩 통화 간 환율은 지속적으로 모니터해야 할 지표이며, 국내 증시 역시 다소 불확실한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간 조정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 하방의 지지력에 의구심이 집중되는 국면은 아닌만큼 기존에 소외됐던 업종들에 주목을 해볼만 하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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