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민심 박근혜·안철수 둘다 불안

'새누리당 신뢰 안가', '안철수 정치경험 없다'

[부산=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박근혜는 곤란하면 입 다물던데 대통령 돼도 그럴 거 아이가?", "안철수는 사람은 괘얀터만 정치 밑천이 없어가 힘들지 않겠나……."지난 4~5일 주말동안 부산에서 만난 시민들의 말이다. 부산은 대선정국에서 여야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전통적인 새누리당(한나라당) 표밭으로 알려져 있지만 범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입장에서도 해볼만한 지역으로 꼽힌다. 현 정부의 TK(대구·경북) 중심 인사 운용, 신공항 무산, 부산저축은행 사건 등으로 인해 부산에서 여권에 대한 민심이 흉흉하다. 부산 출신인 안 원장이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면 지역 내에서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 시민들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안 원장 두 사람 가운데 어느 쪽으로도 마음을 완전히 주지 않은 채 '기대반 우려반'을 나타내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박 전 위원장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김민정(여·30·해운대구)씨는 "박 전 위원장은 그간 민감한 문제에 대해 앞장서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최근 지역 현안인 신공항도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부산을 콕 집어 말하지 않아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박모(남·53·동래구)씨는 "자기 당과 가족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박 전 위원장이 어떻게 대통령이 돼 국민을 끌어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파문 이후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반감도 커졌다. 대학생 조미정(여·24·부산진구)씨는 "박 전 위원장과 새누리당을 더 신뢰하기 어려워졌다"며 "새누리당을 지지하셨던 부모님도 적잖이 실망하신 것 같더라"고 귀띔했다. 이에 반해 시민들 상당수는 비(非)정치인인 안 원장에게 기대를 걸었다. 취업준비생 김수근(남·26·금정구)씨는 "안 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공정한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아인(여·23·수영구)씨는 "제도권 정치인들과는 다른 안 원장의 철학, 자질, 행보 등이 부산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아직까지 안 원장에 대해 불안해하는 시각도 엄존했다. 윤혜경(여·30·해운대구)씨는 "안 원장이 인물 됨됨이는 좋은데 정치 경험이 일천하다"면서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지 않고 곧바로 대통령이 되면 국정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직장인 김아름(여·28·동래구) 씨는 "대통령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정당 기반이 없는 '안철수 대통령'은 좀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한겨레신문·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27~28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 조사, 유무선 전화 임의걸기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를 보면 PK(부산·경남)지역에서 안 원장은 46.8%, 박 전 위원장은 47%로 지지율이 비슷했다. 같은 기간 시사저널·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도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박홍원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안철수 바람에 대해 "국민들은 (기득권층과 유착돼 있는) 기존 정치인들이 기득권층의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아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때묻지 않은 안 원장이 공정 사회를 실현해 줄거라는 믿음이 지역 구도를 넘어서서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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