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단돈 2만원에 새 폰으로~ '휴대폰 성형외과' 인기

1시간이면 내외부 완벽하게 재탄생.. 분당 올레그린폰 클리닉센터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낡은 휴대폰들을 위한 성형외과, 피부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11일 성남시 분당구 올레그린폰 클리닉센터(이하 센터). 책상 앞에 앉은 전문 엔지니어 3명이 두 손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 옆에는 손때가 잔뜩 묻은 휴대폰들이 여기저기 쌓여있었다. 그러나 휴대폰 제조사AS센터에서 5년 이상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의 손길이 한 시간 정도 닿자 헌 휴대폰은 금방 박스에서 뜯은 새 제품처럼 말끔해졌다. 지난 6월 분당, 일산, 대전, 부산 4곳에서 문을 연 센터에는 두달 만에 500여대의 휴대폰이 거쳐갔다. 이곳에서 일하는 김호정 선임엔지니어는 "2만원만 내면 마치 새 휴대폰을 산 것 같은 기분을 주니 고객들은 통신비를 줄이고, 기업은 자원 재활용과 환경보호라는 사회 공헌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전문 엔지니어들은 중고 휴대폰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전자현미경으로 스크래치를 확인한다. 스크래치가 난 정도까지 꼼꼼히 살펴 어느 정도 훼손이 됐는지 외관을 살피는 과정이다.
그 다음은 기능 점검이다. 전원기능, 액정상태, 카메라 기능 등을 살피고 이 과정을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클리닉 작업에 들어간다. 휴대폰 외관은 물론이거니와 휴대폰 내부 먼지와 세균까지 말끔히 없애는 작업이다. 마이크로 그라인딩 작업으로 외관 스크래치를 제거하고, 코팅과 향균 과정까지 마치면 '반짝반짝 빛나는' 휴대폰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덤'으로 주는 서비스도 있다. 휴대폰이 지원하는 가장 최신식 운영시스템(OS)로 업그레이드를 해줌은 물론 점검내역서와 함께 서비스 받기 전후 모습을 촬영한 사진, 추가 액정보호필름을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해당 제품을 담당한 엔지니어의 명함까지 넣어줘 애프터서비스까지 책임진 덕분에, 센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벌인 결과 93% 이상이 '매우 만족'을 나타냈다. 별 다섯개짜리 서비스인 만큼 센터를 거친 휴대폰의 사용처도 독특했다. KT 관계자는 "장롱에 묵혀 뒀던 휴대폰을 다시 사용하거나, 부모님에게 선물로 주는 청소년들도 있었다"며 "중고폰 시장에 내놓을 때 값어치도 올릴 수 있어 센터를 찾은 고객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얼마 전에는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중고 스마트폰 3개를 보육원이나 청소년보호센터에 기부하기 위해 서비스를 맡긴 적이 있다고도 소개했다. 올레그린폰 클리닉 서비스는 전국 KT 직영대리점을 통해 접수하고 3~5일 후 찾으러 가면 된다. 그 동안 임대폰이 무료로 제공된다. 1년 이상 사용한 모든 기종의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하며, 이동통신사에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KT는 오는 14일부터 부산 해운대에서 'LTE워프 챌린지' 이벤트를 열고 피서객들을 상대로 50% 할인된 가격에 클리닉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피서지에서 모래가 들어가는 등 휴대폰 '사고'가 발생하면 응급실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김보경 기자 bkly4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김보경 기자 bkly477@ⓒ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