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기자
국내 최초의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으로 국회의원 도전에 나섰던 최현숙씨. 2004년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흔 최씨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진보신당 종로구 후보로 출마했다. '레즈비언 정치도전기'의 카메라는 20여일동안 계속된 선거운동을 쫒는다.
현재 연분홍치마에서 함께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은 모두 다섯명. '두 개의 문'의 홍지유·김일란 감독과 이혁상 감독, 김성희 감독, 한영희 감독이다. 처음부터 영화를 찍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5명의 감독은 2002년 여성주의 세미나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이들 중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해 아는 사람은 중앙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김일란 감독과 이혁상 감독(종로의 기적) 뿐이었다. 인권운동 현장에서 접한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옮겨 보면 어떨까 고민하기 시작한 이들은 2004년 연분홍치마라는 이름으로 결속하고 다큐 촬영 현장에 뛰어든다.이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많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다큐 제작을 끊임없는 공동작업으로 해 나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재정적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이제 연분홍치마라는 모임은 가족을 닮았다. 연분홍치마의 사무실은 이혁상 감독의 집이다. 제일 큰 방을 사무실 삼아 편집같은 작업을 함께 한다. 이 감독은 "시행 착오도 있었지만 감독이자 팀 동료로 먼 미래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 이상의 생활공동체라서 이런 형태의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물론 다큐 제작비와 활동가들의 인건비 충당 등은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상위원회 등에서 운영하는 사전제작지원기금으로 영화를 제작하지만 각 기금당 지원비는 1000만원선. 인건비를 뺀 실제작비에도 못 미친다. 다섯명 모두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따로 대고 있다. 이 때문에 '두 개의 문'에 걸리는 또 다른 기대가 있다. 다큐를 만들어 나오는 수익으로 다시 제작을 준비하는 건전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바람이다.오랜 세월동안 '타협하지 않고' 작업을 해 온 연분홍치마는 또 다른 작품을 준비중이다. 한국 최초의 1세대 여성 디자이너인 '노라노'를 다룬 다큐다. 노라노와 노라노의 옷을 입은 여배우들, 노라노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통해 50년대 후반부터 6,70년대 여성문화사를 쫓는다. 이미 촬영은 마친 상태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